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린 한 주

작은 실수 하나가 만들어낸 파장과 점장의 고민들

by 엔조

무난할 줄 알았던 한 주의 시작


이번 주는 아무 일 없이 평화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새로 뽑은 알바가 사고를 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매장은 평소보다 더 한가했고, 매장을 찾는 손님이 적다 보니 새로 온 알바에게 결제조차 시켜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원래 계획은 2일 정도 온보딩 시간을 갖고, 이후에 혼자 마감을 맡기는 것이었지만, 갑작스럽게 기존 알바가 일정을 조정하게 되면서 새 알바는 하루만 교육을 받고 바로 다음 날부터 혼자 마감을 하게 되었다.


실수투성이의 첫걸음


알바는 배우려는 열의가 가득했다. 틈만 나면 질문하고, 계속해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왔다. 나 역시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답해주며 함께 배워갔다. 열정이 많은 알바라 내심 뿌듯하긴 했다. 하지만 열정과는 별개로 카페알바가 처음은 알바다 보니 실수가 많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준다든가, 멀티탭을 끄지 않고 퇴근한다든가, 여러 실수들이 있었지만 모두 자잘한 실수들이었기에 큰 타격은 없었다.


문제는 혼자 마감을 맡은 두 번째 날에 발생했다.


첫날은 다른 직원이 함께 근무하며 대부분을 처리했고, 새 알바는 거의 관찰만 하다가 하루를 보냈다. 그날은 매장이 워낙 조용해서 실제 고객 응대나 결제 경험을 쌓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둘째 날에는 다행히 손님이 몇 명 와서, 새 알바가 결제와 제조 등을 직접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내가 바로 옆에 있어 실시간 피드백도 가능했고, 그 덕분에 빠르게 익숙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마감은 내가 퇴근한 뒤의 일이었고, 그 부분에서 치명적인 실수들이 이어졌다.


무심코 누르지 않은 버튼 하나


그날은 그래도 손님이 조금 있었고, 알바가 직접 결제도 해보고 제조도 해보며 하루를 보냈다. 내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며 빠르게 익숙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마감은 내가 퇴근한 뒤의 일이었고, 여기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POS 정산 없이 종료를 해버리고, 아이스크림 머신은 reset 없이 전원을 꺼두었으며, 일부 멀티탭도 꺼지지 않은 채로 퇴근했다.


특히 아이스크림 머신은 reset 없이 전원을 끄면 자동 세척 모드에 들어가면서 다음 날까지 먹통이 되는 구조다. 하필이면 다음 날은 물류가 들어오는 날이었다. 오픈 준비만으로도 정신없는 와중에, 아이스크림 판매까지 막혀버린 것이다. 결국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아이스크림을 판매할 수 있었고,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을 기대하고 온 손님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누구의 실수였을까


이번 사고를 마냥 알바의 잘못으로만 넘기긴 어려웠다. 이제 막 이틀째 되는 알바였고, 내가 처음부터 모든 상황을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탓이 더 컸다. 기존 알바가 온보딩을 도와줄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퇴사하게 되었고, 그 여파로 하루만 교육받은 새 알바가 급히 마감을 맡게 된 것이다.


결국 이 실수로 인해 다음날 오픈했던 직원은 아이스크림 청소부터 대응까지 고생했고, 나는 도움을 주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을 하루 종일 안고 지냈다.


그날은 하필 내 일정도 바쁜 날이었다. 오전엔 미팅, 오후엔 학원, 저녁엔 약속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아침에 받은 문제 상황 문자에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었다. 심지어 매출이 낮은 매장이기에 매주 본사에 매출하락 사유서를 제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실수로 인한 손실은 더욱 뼈아프게 느껴졌다.


바쁜 주말, 그리고 다가오는 35도


그 외의 날들은 비교적 조용했고, 주말에는 아이스크림 청소와 극심한 더위로 인해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찾는 손님들이 몰려 매장이 북적였다. 다음 주는 35도까지 올라간다는데, 이 더위가 매출을 끌어올리는 복병이 될지, 아예 손님을 집 안에 가둬두는 억제제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매출은 왜 줄었을까,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최근 우리 매장을 찾는 고객 수는 작년 대비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물론 그 원인이 내 탓은 아닐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매출은 더 떨어질 뿐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점장이 해야 할 일은, 방법이 무엇이든 ‘해보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줄어든 만큼, 팔리는 양도 줄어든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더 팔아야 한다. 판매 방식, 고객 응대까지 모든 것을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번 주는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아가다가, 중간에 얼음처럼 단단한 장애물에 부딪쳤다. 그 장애물이 만든 파장은 적지 않았지만, 실수 속에서 매장을 더 탄탄히 만들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찾아왔다고 믿는다.


다음 주에는 조금 더 나아진 시스템과, 조금 더 성장한 나로 한 주를 맞이하고 싶다.

keyword
이전 05화점장의 첫 일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