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새 괜히 미움 받지 않는 방법
나는 집에서 밥을 먹는데 반찬통째로 꺼내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반찬에 침이 닿으면 금방 상하기도 하고, 뭔가 비위생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먹는 사람들을 보면 약간은 거리감을 느낀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을 누구나 알 거다. 반찬통째로 먹는 건 정말 별 거 아닌 일이지만, 그로 하여금 부모로부터 어떠한 교육을 받았을지 절로 짐작할 수 있다. 나와 같은 결의 사람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이 짐작이 틀릴 확률도 물론 적지 않지만, 정답인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이것 말고도 많다.
이상한 방식의 젓가락질
과도한 문신
과도한 옷차림
쩝쩝 거리며 식사
TPO에 맞지 않는 복장
자신감 없는 눈빛과 말투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행동
뒷 사람이 오는데 문을 잡아주지 않는 행동
이력서의 맞춤법 오류
대충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았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상을 인식하는 우리의 사고 메커니즘을 심리학에서 단편 판단(Thin-slice judgement), 후광효과(Halo effect),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ness heuristic) 등과 같은 용어로 설명한다. 각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인간이 일부를 보고 전체를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음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삶을 사는데, 이러한 판단이 옳고 그른가는 중요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 행동이라면, 고치고 안 하는 게 백배 낫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도 불구, “나는 동의하지 않는데? 그렇게 일반화하는 건 옳지 않아”, 혹은 “피곤하게 그렇게까지 해야해? 그냥 좀 대충 살자”라며 반대되는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 42.195km 거리의 마라톤을 달리는데, 자처해서 양발에 모래주머니를 차는 것과 전혀 다를 게 없다.
그럼에도, 그러한 행동이나 개성을 유지하겠다면 부정적인 시선이 분명 존재하다는 사실을 감수해야한다. 나는 감당할 자신도 없고 알게 모르게 있을 괜한 불이익을 받고 싶지 않아, 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이러한 맥락의 행동을 전부 알고서 완벽히 통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 내게도 분명 그러한 행동이 여러 가지 존재할 거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알게 되면 고치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
결국 사소한 디테일이다. 이 쬐깐한 것 하나로 우리에게 올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작은 것에서도 항상 스스로 개선하며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