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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우진 May 17. 2021

[Blah Blah] 카페에 앉아 생각한 이야기

과정

우리는 목표를 위해 살아가는 게 아닌 과정을 살아가고 있다. 애초에 인생에 위치적 목표는 없었고 이뤄준다고 누군가 약속해 준 적도 없다.

그저 과정을 누구보다 열심히 이행했다면, 차가움 숨을 한번 내뱉고, 나는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는 인간이었단 사실에 안도하고 이를 기준 삼아 다시 또 도전하면 된다. 우리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로 태어났기에, 결과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주어진다면 그게 너무 고마울 뿐. 그저 고개를 숙이고 또 과정을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내 목표와는 조금 다르더라도 그 과정이 쌓인 나의 모습 그  자체가 결과물이 고 목표점이 되어 있지 않을까.


앞으로도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좌절하지 말자, ‘실패’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내뱉지 말자.  스스로의 잘못이 아니다. 무언가를 이루어 냈던 이루지 못했던 그 상황에서 우린 누구보다 과정에 충실했던 스스로에 안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어떤 일이던 스스로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되어야 한다. 과정 앞에서 부끄럼 없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안도해야 한다.


결과를 위해 과정을 살지만 슬프게도 과정의 노력에 따른 결과를 약속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산티아고를 걸을 때만 해도 그랬다 그 누구도 목적지인 콤포스텔라에 가면 ‘무언가가 주어진다, 엄청난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라고 약속한 적 없었다.

그 속에서 나는 처음에는 당연히 아무것도 없겠지 라고 생각했고, 중간쯤엔 ‘아, 이 정도 고생했으면 보상받고 싶다. 무언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고, 목적지가 다와 갈 땐 아직 별 다르게 얻은 게 없는데 끝나간다는 생각에 불안했다. 그리고 도착했을 땐 그 누구도 약속 한 적 없는 기쁨과 깨달음을 나는 왜 주지 않냐며 억울해했다.


그 앞에서 나는 천천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니 이미 나는 과정 속에서 웬만한 것들을 다 얻어냈었다. 언제나 목적이 위치가 되면 허탈감과 보상심리 때문에 슬퍼진다. 하지만 목적이 과정이 된다면 열심히 한 나의 영상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의 지표가 된다. 나는 꽤 잘 해왔다.


물론, 나의 생각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2019. 1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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