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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우진 May 17. 2021

[Blah Blah]
산책을 하다 생각한 이야기

“사랑으로”


난 우리의 행동 모든 것들이 사랑에서 시작한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이유인즉슨 간단하다. 나는 나를 포함해 아직 세상에 사랑을 온전히 이해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에 반해 이 감정이 꽤나 접근성과 포용력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고집스러운 철학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처음부터 참 오만한 문장들이다. 하지만 실지로 그렇지 않은가. 사랑에는 모양이 없다. 솔직히, 조금 더 고리타분하게 이야기하자면, 나는 사랑을 표현하는 모양이 하트인 것도 불만이다. 누군가에겐 세모일 수도, 누군가에겐 네모일 수도, 또는 아예 그릇마다 모양이 달라지는 물처럼 모양이 없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영화 ‘레토’에서 이런 장면이 나온다. - ‘마이크’라는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고 있는 ‘빅토르최’라는 남성을 보면서도 가만히 두고, 또 심지어는 마찬가지 그에게 욕망을 느끼는 자신의 아내에게 ‘빅토르최’와 하룻밤을 보내는 걸 허락한다. - 참 짜증 나고 답답하지만 난 이 장면을 보며 어쩌면 정말 저 감정이 사랑의 원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흔히들 사랑은 이기적인 감정이 아닌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만약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어딘가로 떨어지길 바란다면 설령 그곳이 구렁텅이이더라도 힘들어하는 현실 속에서 그를 놓아줘야 하는 게 사랑이 아닐까. 그가 사라지는 슬픔은 내가 감당해야 하는 감정이고 그가 진실되게 원하는 감정을 위해 놓아줘야 하는게 사랑이 아닐까.


사랑한다면, 사랑한다면 우린 떨어지려 하는 그 사람에게 손을 건넬 수는 있지만 억지로 그 사람을 끌어올린다거나, 무조건 올라와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그 사람에겐 올라온 곳이 지옥일 수도 있으니까. 우린 그저 손을 뻗어주기만 하고 그 사람이 손을 잡건 잡지 않건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같이 빠지지만 않으면 된다.


사랑은 뭘까 내가 바라보는 게 사랑일까, 그 사람이 바라보는 것을 이해하는 게 사랑일까.


우선 이까지가 내가 어설프게나마 생각해본 사랑이다. 그런데 이렇게 장황하고 잘난척하는 글을 써 놓고도 모순적이게도 나는 사랑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놓고 싶다. 그 누구든 사랑이 설명이 된다면 나에게 빠른 시간 안에 연락을 줬으면 한다. 사랑이 어떻게 설명이 된 단말인가. 나는 이에 대해 매우 염세적이다. 그래서 나는 사랑은 설명하기보단 표현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그저 각자의 언어로, 방식으로, 시선으로, 사랑으로.


물론, 나의 생각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2020. 0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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