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친구가 화나게 한다면

사랑이 가득한 교환 일기

by 김건숙

사랑하는 유민아!

너의 편지 속에는 너의 귀여움과 정겨움이 소록소록 피어오르는구나. 유민이의 솔직한 성격도 그대로 드러나고 말이야.


‘방실이’ 음악 선생님을 만났으니 행복한 음악 시간이 될 같아 엄마도 기쁘네.


아직 너희들이 커가는 과정이라 친구 관계도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구나. 먼저 친구를 사귀기 전까지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지. 나하고 생각은 비슷한지, 남을 잘 배려하는지, 예의는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난 다음에 선택해야겠지?




© kaleigrace, 출처 Unsplash


그러고 나서는 꽃을 키우듯이 우정도 키워나가는 거야. 꽃을 키울 때는 관심이 필요하지. 물이 말랐으면 물을 뿌려주고, 햇볕이 들지 않으면 양지에 내어주는 거야. 여름 햇볕처럼 너무 강하면 그늘에 두어야 할 때가 있고, 추울 때는 안에 들여놔야겠지? 축축 처지고 잎의 빛깔이 흐려지고 시들 때는 영양제도 넣어주어야 할 거야. 친구도 이렇게 정성을 들여서 키워나가야 된다는 걸 잊지 말아라.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내게 기분 나쁜 말과 상처 주는 말을 할 때가 있단다. 우리는 대부분 가장 가까운 사람들한테 실망하고 상처를 받지. 그래도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토라지거나 절교를 하면 친구를 한 명도 만들 수 없을 거야.


그럴 때는 솔직한 너의 성격으로 마음을 전하는 거야. ‘나는 ~’ 요법으로 말이야. 만약 친구가 화나게 했다면. ‘너 왜 그러니? 정말 짜증 나’라고 하기보다는 ‘나는 네가 ~하면 너무 속상해.’라고 네 마음이 어떻다는 걸 전하는 거야.


예를 들어 친구가 물건을 말없이 가져다 써서 기분이 나쁘다면 우리는 보통 ‘너 왜 자꾸 내 물건 말도 없이 갖다 쓰니?’라고 말하지, 그러면 상대방은 별 반성도 없이 겉으로만 미안하다고 하겠지. 그런데 ‘나는 네가 내 물건을 말없이 갖다 쓰면 기분이 나빠.’라고 하면 내 말이 상대에 잘 전해진단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것이야. 집에서도 많이 활용하면 좋을 거야.


오늘 수요일이라 유민이가 너무 좋아하는구나. 그래, 날마다 4교시면 참 좋을 거야. 엄마가 대통령이라면 그렇게 할 건데…….


학교 갔다 와서 즐거운 시간 보내길 바라.

유민이를 끔찍이 사랑하는 엄마가




사랑하는 마미, 캬약!


엄마, 편지 잘 받았어요. 엄마 말대로 글씨 예쁘게 쓸게요.


엄마같이 우리들 마음을 이렇게 알아주는 사람은 없을 것에요. 아, 항상 4교시할 순 없을까? 예전엔 월요일에 4교시도 하고, 5교시도 했는데……. 흑, 그런데 중학생 되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요. 항상 6교시하니까요.

내일 학교에서 성교육한대요. 오늘 학부모 총회 때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우리 선생님 얼굴도 볼 겸요. 난 짝꿍이랑 같은 반 되면 좋았을 텐데, 아쉬워요. 아, 삼겹살 냄새 나!

엄마, 글씨 이상해서 죄송해요. 빨리 금용일 밤 되어서 엄마, 언니, 나 이렇게 배드민턴 치면 좋겠어요. 그때가 기대돼요. 엄마 금요일에 수업 연달아 있어서 배 고파서 수업 어떻게 해요? 엄만 인기가 너무 많아~

‘나 자신을 보물처럼 여기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말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자신을 보물처럼 여겨서 나 자신이 정말 강해지는 것 같아요. 이 말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나연이가 친구 소개해줘서 친구 사귀었어요.

엄마, 이만 줄일게요. ♥♥♥♥ 사~랑~해~여!


엄마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유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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