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플랭클린처럼

딸 초등 6년~중1 때 함께 쓴 교환일기(2008~2010년)

by 김건숙

사랑하는 유민아!

아침에는 밝고 환한 햇살이 엄마 마음을 부드럽고 기쁘게 만들더니 비가 한바탕 쏟아졌다가 이제 그친 것 같구나. 날씨가 우리들 마음처럼 변화무쌍하구나. 유민이 들어올 때쯤에는 그치면 좋겠는데…….

오늘 아침에도 유민이 혼자 밥 먹고 준비 잘 해 학교에 간 것이 무척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구나. 엄마가 옆에서 봐줘야 하는데 말이야.

오늘이 벌써 6월이구나. 너무도 후딱 지나가는 일주일. 그래서 예부터 세월이 쏜살(쏜 화살)처럼 지나간다고 했나 봐. 우리가 제대로 쓰지 못하고 지나가는 시간들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계획과 목표를 세워야 되는 건가 봐.

엄마가 어제 ‘벤저민 프랭클린’에 대해서 읽어주었잖아. 그 사람은 가난해서 초등학교밖에 안 나왔는데 그의 자서전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고 ‘미국인의 아버지’로 불린다니 정말 대단하지?

그 사람도 책을 그렇게 좋아했다는구나. 프랭클린이 13가지 덕목을 정해 놓고 그걸 실천해서 뛰어난 사람이 된 것도 모두 책에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일 거야. 엄마도 그 아저씨처럼 멋지고 발전적인 삶을 살기 위해 11가지를 정해보았단다. 물론 확실하게 정한 것은 아니야. 이번 주말까지 생각해놨다가 컴퓨터로 인쇄해서 제본기로 공책을 만들 거야. 그리고 날마다 체크해서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거야. 어떤 항목인지 여기에 적어볼게.


한 가지 이상 다른 사람에게 베풀기

비교하지 않기(나, 자녀, 남편, 가르치는 아이들)

칭찬하기

감사하기

귀 기울여 듣기

목소리 높이지 않기

사색하기

꿈에 대해 상상하기

비전의 문장 새기기(외치기)

겸손한 마음과 자세 갖기

물욕 자세하기(꼭 필요한 것만 갖기)

유민이도 항목들을 만들어 보렴. 그러면 엄마가 공책 만들어 줄게. 그걸 실천하면 유민이는 프랭클린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그럼 오늘 남은 시간도 멋지게 보내렴.


유민이를 사랑하는 엄마가




© joannakosinska, 출처 Unsplash




♥하는 엄마께

엄마, 진짜 햇빛이 내리쬐다가 아까 오후 6시경에 비가 갑자기 쏟아지는 거 있죠? 갑자기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것 처음 봤어요.

오늘 엄마께서 연달아 수업해서 힘들 것 같아요. 판소리 새로 배워서 저 알려줘요. 오늘은 무얼 배우실까 저까지 기대돼. 흠, 사랑해요, 엄마 보고 싶어요. 월요일이 가장 보고 싶은 날이에요.

엄마가 일요일에 밤늦게까지 워드 치다 보니 오늘 월요일 아침에 못 일어나시잖아요. 그리고 학교 갔다 오면 저녁때 소리 배우니까 조금 늦게 들어오시잖아요. 그래서 잘 못 볼 것 같아요. 역시 나는 분석 쟁이.

《크라바트》 읽을 때 계속 넘기고 넘겼어요. 너무 재미있어서요.

저 학교에서 좋은 일 있었어요. 궁금하죠? 그럼 빨리 오세요.

엄마, 제가 글씨를 작게 써서 별로 없어 보이는 거예요. 잘 보면 많이 썼어요.

엄마 건강하시고, 안녕히 주무세요.(자기 전에 들어오시려나?)

제가 엄마 많이 사랑하는 거 알죠? ♥♥해요.





이전 25화엄마는 세상일에는 관심 없는데, 유식한 것엔 관심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