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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Sep 25. 2017

별마당 도서관 / 유리안

사람들은 책을 읽고 서가의 책들은 사람을 읽고 있는 광장



도심 한복판 사람과 공간 사이 문장과 행간 사이에 책꽃이 피었다. 이런 생각들을 해본다, 책 사이사이에 핀 각종 문장부호들이 별마당 도서관 너른 마당으로 일제히 걸어 나오면 어떤 흥미진진한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이 책과 공간을 읽고 빠져나간 광장에 깜깜한 밤이 오면 나와 당신의 모국어와 알파벳과 희랍어, 세상의 모든 활자들이 밤하늘을 수놓은 무수한 별처럼 별마당 높은 천장으로부터 마당으로 내려와 어떤 상상들을 쏟아 낼까


높은 곳에 꽂힌 책이 사람을 내려다보고

사람들은 별 마당을 올려다보며 느낌표를 떠올린다


언젠가 당신이 한때 품어봤음 직한 언어들이 정숙하게 꽂혀 당신을 읽고 있다. 너무나 풋풋해서 무엇에도 노련하지 못했던 청년기 사랑의 은유들, 적당히 분노하고 태연하게 말 수 줄일 줄 아는 시기에 다스리게 될 언어들. 얼마나 많은 물음표와 마침표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당신은 별마당 서가에 꽂힌 한 권의 책, 한 줄의 문장, 하나의 단어에 매료되어 이 광장에서 마침내 표를 찍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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