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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Dec 17. 2017

유년의 블랙홀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의 문고리를 밀어



여름 한낮

적요해진 골목을 지키던

봉숭아 맨드라미 샐비어, 우리

유년의 혈관이 자라는 길목


질서 있게 투과하는 여문 빛 위

의연하게 밝은 석양

길의 문고리를 밀어 이윽고

환한 빛 한쪽과 그림자 진 한쪽


우우 흩어지는 세밀한 빛

나 아직 그곳에서

희미한 불빛을 보고 있는데


이쪽으로 가자


가설인 채로

cosmos, 일제히

승천하는 봉숭아 맨드라미 샐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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