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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Sep 21. 2018

목판에 그린 꽃 1 - 모란, 동백

채송화, 찔레, 동백...

목판에 그림을 그리는 느낌은 종이나 천, 캔버스의 질감과는 사뭇 다른 묘미가 있다.

오늘도 쓰고 지우고 그리고를 반복하며 찔레가 피고 채송화가 피고 능소화가 피고 지고를 거듭한다.



찔레꽃은 고귀하다, 여행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꽃이지만 하얀색이 뿜어내는 고귀함은 향기만큼이나 큰 감동을 준다. 가객 장사익의 노래 가사가 그랬던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프다고. 그 노래만큼 찔레꽃을 잘 표현한 글도 없을 것 같은데.



깜깜한 밤에도 붉게 빛나는 동백

송아리째 툭! 떨어져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꽃



밥그릇 속에 모란이
















밥주걱에도 모란이 피고

목 그릇에도 모란이 또 피고









푸른 줄기와 꽃판이 앙증맞은 채송화는 언제 봐도 정겹다











유리안에게 무한한 소재를 던져 주었던 능소화, 농익은 꽃술의 자태가 재치 있는 꽃. 어느 길, 어느 집 담장에서든 아래로 늘어지며 피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는 꽃이지만 이 꽃이 회자될 때에는 모두들 습관처럼 슬픈 전설이나 애달픈 정서를 끌어내기 좋아하니 능소화가 그토록 서글픈 꽃이란 말인가. 아((( 아((((( 이제는 그만, 능소화가 얼마나 발랄한 꽃인데 애를 끓이며 한국인의 정서에서 그만큼 슬펐으면 이제는 제멋대로 삐죽삐죽 튀어 오르는 꽃술의 유희와 곧잘 아래로 향하는 곧은 철학을 관찰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권해보는 바이다.


찔레, 린넨 천에 그리니 더욱 깔끔함이 느껴진다

종류도 많은 제비꽃, 향기까지 은은한 제비꽃

삼베 천에 쓱쓱, 삼베의 거친 질감은 독특하다. 삼베만의 매력이 확실한 소재다


도라지꽃도 마블 위에서 피었다
















어항 속 물고기들은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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