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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Aug 30. 2022

마네킹 8

쇼윈도 황량한 거리에서 



두 팔을 자유롭게

머리칼도 자유롭게 그러나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홀로 서 있거나

셋이 모여 있거나

둘이 짝을 지어 있기도 했지만

계절만은 정확했던 것 같다

긴소매를 입고

아주 시원하게 얇은 옷을 입고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자유로운 건

시선이었던 것 같은데

읽을 수가 없었어

그 마음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웃는 것도

싫은 것도 아닌 표정으로

당신은 서 있다


투명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쇼윈도

황량한 그 거리에




# 시작 노트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마음 쏠려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에 훤히 다 보이는 듯하지만

쉽지 않은 것들에 마음 빼앗기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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