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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Apr 12. 2016

봄날은 간다

보내지 못한 봄




달콤하지만, 아프고도 슬프게 사랑은 속도를 달리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청년 상우는 그렇게 울고 있었지만 달콤하든 혹독하든 봄은 또 오고 다시 간다. 이듬해 다시 숨 틔어올 것이므로 괜찮다고, 다 견딜 수 있는 봄이라고 다독이면서. 봄이 따뜻한 이유라고 나는 우긴다.


어찌해도 봄날은 간다. 너에게도 나에게도 각기 다른 색채의 봄이 있기 마련이다.  


울지 말라고, 지나간 버스와 여자는 돌아오지 않는 거라며 상우의 입에 박하사탕을 넣어주던 할머니는 연분홍 치마저고리를 곱게 차려입고 기억 속의 할아버지를 찾아 골목길을 나섰다. 벚꽃이 뻔뻔스러울만치 활짝 피던 봄날에, 박꽃같이 하얀 은수는 안녕을 고하고 그들의 봄은 그렇게 지나갔다.


사랑의 변질에 대해 울면서 반문하던 상우, 그 사랑을 의연하게 지켜보던 은수, 해마다 누구의 봄은 냉혹하게 가고 또 아련하게 올 것이다.  


다만, 젊은 날의 상우도 지금의 은수도 모두 지나간 그때의 봄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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