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문화사 서평단 도서
#도서협찬
*본 글은 을유문화사에서 선정하는 『트뤼포: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 서평단에 당첨돼, 책을 읽기 전에 쓰게 된 글입니다.
한국의 시네필이라면 정성일의 시네필 3법칙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데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1. 같은 영화를 두 번 봐라.
2. 영화에 대한 글을 써라.
3. 직접 영화를 찍어라.
물론, 트뤼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한 매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트뤼포는 이렇게 말했다:
"영화에 대한 나의 열정 가운데 어떤 부분이 나를 영화 감독이나 비평가의 길로 이끌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솔직히 말해서, 모르겠다. 내가 아는 것은 영화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는 것뿐이다.
첫 번째 단계는 많은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나는 극장을 나설 때 감독의 이름을 적어두기 시작했다. 세 번째 단계에서 나는 같은 영화를 보고 또 보면서 내가 감독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정성일의 번역이 오역이라는 사실도 알음알음 알려져 있는 듯하나, 트뤼포는 말한 적 없는 트뤼포의 시네필 3법칙은 지금도 여전히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정성일은 〈카페 느와르〉를 찍으며 본인의 신념을 실천했다. 해당 영화에 대해서는 필자가 보지 않았으므로 말을 아끼겠다.)
정성일은 왜 저런 말을 했을까.
-가설1. 정성일은 불어를 잘 못한다.
-가설2. 트뤼포를 빌려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려 한 것이다.
이 글에서는 가설2를 채택하도록 하자. 왜냐하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면 가설2 쪽을 채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뤼포의 3법칙. 어쩌면 의도된 오역은 아닌가. 그렇다면 오역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각색이 아닌가. 아무튼 간에, 트뤼포의 3법칙이든 정성일의 3법칙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왜 트뤼포여야 했느냐는 것이다. 왜 정성일이 트뤼포의 이름을 빌렸느냐는 것이다.
나도 모른다.
그 답이 『트뤼포: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에 있을지.
#영화감독 #누벨바그 #시네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