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랫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트뤼포의 조언이 있었다. 나는 그걸 시네필의 테제라고 믿었다. (…) 생각해 보니 내가 원문을 읽은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 의심을 하기에는 이 문장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 솔직히 말하면 이 근사한 말을 내가 만들어냈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이 말이 좋다. 아쉽게도 이 테제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그렇긴 하지만 트뤼포의 세 단계를 비틀어서 다시 정식화시킨 두 번째 저자에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당신의 말이 지구상에서 나만 혼자서 같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여러 번 보는 것이 아니었으며, 그래서 외롭지 않았으며, 방금 보고 온 영화에 대해서 아무도 읽지 않을 글을 밤새도록 쓰고 있었으며, 그래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며, 직업 영화 평론가가 된 다음에도 감독을 반드시 해야 한다, 라는 명령을 스스로에게 내리면서 해야 하니까 할 수 있다, 라는 준칙을 세울 수 있었으며, 그래서 영화를 찍었다. 그게 전부다. 이 말이 누군가를 망쳤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 하지만 누군가 이 말의 힘으로 감독이 되었다면 이 말을 전해 준 내게 감사해야 한다. 이 말을 당신의 말로 믿고 지구 반대편에서, 당신에게 미치지는 못하지만, 정말 열심히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에 관한 글을 쓰고, 영화를 찍은 내 이야기를, 프랑수아 트뤼포, 당신께 할 수만 있다면 들려드리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기회가 없다. 〈녹색 방〉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서 당신께 이 말을 고백하고 싶다. 당신은 내게 영화를 향한 사랑의 서약을 가르쳐 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