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미생활 2 브런치 작가가 되다!
요즘 내 생활을 유지하는 루틴 중 하나는 글쓰기다.
그래봤자 블로그에 지난주부터 매일 쓰기 시작하기로 한 것이 전부이지만.
블로그를 쓰기 시작하는 누구에게나 오는 현타의 순간.
누가 내 글을 읽기나 할까?
조금씩 갈증이 생겼다.
전부터 관심 있던 카카오 브런치가 생각났다.
사실 몇년 전 취업과 관련된 글을 한번 올리고 작가 신청을 했는데 탈락한 적이 있다.
다시 도전해 보고 싶었다.
요 며칠 동안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브런치에 옮겨 담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작가를 신청했다.
이전보다는 조금 더 공을 들여 글쓰기 계획을 작성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경험을 풀어내겠다고 썼다.
거기에는 취업, 해외생활, 여행, 그리고 가정사까지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안 되면 콘텐츠를 조금 더 내실 있게 채워야겠다고 생각하고 '되면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작가를 지원했다.
그리고 오늘 오후 4시, 브런치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제목부터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까지 보였다.
"아악!!!"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집이었기 망정이다.)
그리고 아래는 브런치로부터 온 메일의 일부 내용이다.
기뻤다.
삶의 작은 성취감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내가 글을 쓰는 일에 대한 책임감도 생겼다.
이제 브런치에서 인정해 준 엄연한 '작가'가 된 것이다.
이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 이렇게 기록해 둔다.
사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불과 며칠 되지 않았음에도 삶에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이건 사실 엄청나게 큰 변화다.
소위 책에서 보았던 많은 저자들이 했던 말인데, 글을 쓰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요즘 그것을 여실히 느낀다.
길거리를 걷다가 사람들을 보면 '이들은 누구일까?' '이들은 지금 어디로 갈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을 바라보면 이 아름다운 자연을 한 번쯤은 표현해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옛날 생각도 더 많이 난다.
'그때 참 재미있는 일이 있었지'라고 생각나는 순간, 바로 에버노트를 켜서 메모한다.
언젠가는 쓰게 될지도 모르니.
이처럼 생각보다 나의 일상과 내가 살아온 삶은 '글감'으로 가득했다.
이것은 마치 운동과 같다.
현대인은 운동이 부족하기 때문에 운동으로 그날 소모해야 할 에너지를 분출했을 때 큰 도움이 된다.
이것을 분출하지 못하면 몸이 점점 망가지거나, 잠이 오지 않는 등 여러 부작용도 있다.
글쓰기 역시 이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글을 쓰니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던 생각의 에너지가 글로 분출된다.
신기하게도 글을 다 쓰고 나면 마음 한켠에 있던 복잡함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희망이 찾아온다.
하루종일 꼬리를 물던 생각도 오늘 하루로 일단락되는 기분이다.
적당한 운동이 신체의 숙면을 돕듯이, 적당한 글쓰기가 내 생각의 숙면을 돕는다.
이것은 2번의 연장선일 수도 있는데, 매일 글을 쓸 생각을 하니 부정적인 생각에 오래 머무를 수 없다.
지난 며칠 사이에도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던 시간이 있었다.
'글을 쓰면 나아지겠지' 하고 책상에 앉았지만 단 한 글자도 써내려갈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무엇이 문제인지, 지금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지 다시 고민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당장 실행하게 됐고, 지금 해결하지 못할 문제에는 머무르지 않게 됐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글이라는 목적을 위해 내 감정을 주도적으로 바꾼 것이다.
다소 감정적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인생의 작은 지혜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앞으로도 글쓰기는 더 많은 유익을 가져다줄 것 같아 기대된다.
밤 12시가 되기 10분 전인 지금,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