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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에녹 May 25. 2023

사진으로 모스크바 추억팔이 (feat. 2011년)

모스크바 인턴의 추억 5

오늘은 페이스북에 있던 그 시절 모스크바 사진을 하나씩 꺼내 보면서 추억팔이를 해보려고 한다.

(위) 내가 일했던 World Trade Center Moscow이다. 한국의 코엑스 무역센터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세계적인 많은 회사들의 모스크바 지사 또는 법인이 입주해 있는 건물이었고, 특히 한국 회사와 일본계 회사가 많았다. 다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국 회사 중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과 LG화학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현대중공업도 있었다. 현대중공업 직원분들과는 같은 현대 계열이었기에 종종 교류도 있었다.


이곳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중 하나가 이런 사진이 있다.(아래)

지금 봐도 장관이다. 우리나라와 위도가 다른 지역은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없던 하늘색 빛과 구름의 모양들을 보이곤 한다. 모스크바 역시 그랬다. 12월 정도였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저게 대략 오후 3~4시 정도의 노을 진 풍경이다. 그리고 4시 이후에는 해가 지고 어두워진다. 그것이 모스크바의 겨울이었다.



사실 위의 노을 풍경은 자주 없는 날이고, 내가 기억하는 모스크바의 대부분 기억은 이 사진이다.(위) 음,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조금 과장을 보태면, 11월부터는 정말 매일같이 눈이 왔다. 군대에서 눈이 내리면 지긋지긋한 악마의 똥가루(?)라고 표현했던 기억이 있는데, 모스크바도 딱 그랬다. 매일 보는 눈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눈의 왕국답게 또 기가 막힌 제설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 사람 키만큼 쌓이는 폭설이 온다 하더라도 눈이 그치고 몇 시간 뒤면 도로의 모든 눈은 깔끔하게 치워져 있다. 적어도 모스크바 시내는 그랬다. 2012년 모스크바에서 한국에 돌아오고 그 해 겨울에도 폭설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만 하더라도 모스크바의 제설 처리가 서울보다도 훨씬 깔끔하고 빨랐다.


"난 너를 사랑해~ 워어어~" 우리나라에 '붉은 노을'이 있다면 모스크바를 대표하는 첫 번째 관광지는 바로 '붉은 광장'과 크레믈린 궁전이다.(위) 저 일대가 붉은 광장이고, 저 붉은 병의 성이 크레믈린 궁전이다. 성 바실린 성당(아래)과 함께 모스크바를 가장 대표하는 여행지이자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곳의 역사나 스토리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른다. 그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곳은 늘 사람이 붐비는 곳이라는 것,(우리로 치면 광화문 앞의 느낌이라고 할까?) 그리고 한국에서 출장자들이 오시면 항상 모시고 갔던 곳이라는 것이다.


한 가지 들은 스토리가 있다면, 저 크레믈린 궁전 안에 레닌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저 안을 직접 관람해 본 적은 없어 자세히는 모른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러시아 역사에서 레닌이라는 사람의 영향력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붉은 광장에서 크레믈린 궁전 바로 옆에 있는 것이 바로 이 성 바실린 성당이다.(위) 소위 '테트리스 성'. 테트리스에 나오는 그 러시아스러운 성이 바로 이 바실린 성당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한다.(아래) 믿거나 말거나 유래에 따르면, 미국과 소련의 냉전 당시 두 국가 사이의 치열한 정보전이 있었는데, 소련에서 이 게임을 만들어 미국에 마구 뿌려서 미국인들이 이 정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했다는 썰이 있다. 실제로 테트리스는 소련인이 만든 게임이라고 한다.



그 바실린 성당을 우측에 두고 왼쪽으로 돌면 나오는 굼 백화점이다. 모스크바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이라고 하고, 매우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실제로 내부에 들어가면 마치 유럽의 오래된 박물관을 방문한 느낌을 준다. (찾아보니 1890년에 착공하여 3년간 지었다고 한다.) 약간 우리로 치면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같은 느낌도 난다. 여기서 무언가를 사본 적은, 물론 나는 없다.


(위) 모스크바 굼 백화점 내부에서 찍은 S동생(좌)과 나(우). 나의 브이넥 티셔츠와 그 위에 단추 3개 풀은 셔츠, 그리고 가죽자켓.. 쩝.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땐 그냥 그랬다. 이해해 주라. 2011년이지 않은가?


어쨌든, 왼쪽에 있는 S동생은 나의 모스크바 생활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1살 차이 고등학교 후배이자 소중한 동생이다. 사실 고등학교 때는 알던 사이도 아닌데, 모스크바 인턴을 가게 되면서 우연히 알게 된 사이다. 지금까지도 소중한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 졸업 후 모스크바에서 항공우주 분야로 유학을 하고 있었고, 지금은 한국에 들어와 무기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참 자랑스러운 동생이다.


나의 모스크바 황당 썰은 아마 이 친구가 없었다면 훨씬 더 많이 생겼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친구가 내 모든 생활을 다 도와줬다. 모스크바에 처음 간 주말, 핸드폰을 개통시켜 줬고, 주변에 슈퍼마켓이 어디 있는지 찾아서 알려주었다. 주말에는 날 데리고 교회에 가서 맛있는 밥을 먹이고 좋은 한국인 분들을 많이 소개시켜 줬다. 그리고 위 사진처럼 가끔 주말이면 나를 데리고 모스크바 관광을 시켜줬다. 아마 평생 이 친구에게 빚을 갚아야 할 것 같다.


다시 붉은 광장으로 돌아와 보자. 붉은 광장에는 이러한 것들을 많이 판다.(위) 관광지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 많은 그런 모습이다. 당시에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지 저런 털모자를 많이 팔았다. 사실 저 털모자는 모스크바 시민들의 필수템이다. 겨울 평균 영하 2~30도, 낮게는 35~40도까지 떨어지는 모스크바의 혹한을 견디기 위해서는 저런 털모자, 내지는 최소한의 비니나 어쨌든 모자가 필수다.


몇 개월 전 곽튜브가 모스크바에 갔던 편을 재미있게 봤다. 곽튜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독특한 파일럿 모자, 그 모자도 이 붉은 광장에서 산 것으로 보였다. 그 모자를 사면서 흥정하던 곽튜브 모습을 보며 10년 전 그곳의 느낌이 떠오르곤 했다. 곽튜브는 사실 그 모자를 사기 전과 후로 나뉘었다 싶을 정도로, 그 모자가 곽튜브의 상징이 된 것 같다.


(위) 이런 마뜨로슈까 인형도 많이 판다. 우리로 치면 거의 인사동에서 부채 파는 급으로 많이 판다. 사실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인형이다. 약간 무섭게 생겼고 그렇게 예쁜 것 같지도 않다.



갑자기 끊어서 죄송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곧 2탄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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