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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에녹 May 27. 2023

37살 아재가 대학교 축제에 간 이유는?

소소한 일상기록

오랜만에 내가 다니던 모교에 놀러갔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축제 기간이었다. 지하철에서 내리면서부터 이미 다른 공기였다. 평소에 주변에서는 느끼지 못한 새로운 분위기. 뭔가 가상의 게임 세계에 입장하는 기분이었다.

축제 마지막 일정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코로나19 이후의 첫 축제여서 그런지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 17년 전의 그때가 떠오른다. 지하철 역에서부터, 그리고 정문에서부터 북적거리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뭔가 심심한 분위기였지만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 보였다.​


옛날 추억 좀 살려보려고 몇 군데 주점을 가봤다. 아뿔싸. 모두 자리가 없다. 그렇게 주점 몇 군데를 돌고는 결국 주점에서 요기를 채우는 것은 포기했다. 그렇게 학교를 내려오는데, 뭔가 기분이 쌔하다. 그렇다. 이게 사실상 뺀찌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순간 웃겼다. 내가 스무살 때를 생각해 보면 내 나이에 대학교 축제를 온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그림이었다. 씁쓸함과 동시에 왠지 모를 흐뭇함과 함께 학교를 내려와 근처의 먹자골목으로 내려와 저녁을 먹었다.

졸업한 학교를 가끔 찾아가는 일은 뭔가 리부트 같은 느낌이다.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위해 살고자 했는지 떠올리게 한다. 그때의 꿈과 열정을 기억하게 하고 그때의 순수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그래서 난 가끔 내가 졸업한 학교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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