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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에녹 Jun 05. 2023

서울 공원, 어디까지 가봤니?

서울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공원 3곳

서울 객지생활을 한지 18년차가 된다. 내 고향 부산도 작지 않은 도시지만, 서울에 오고 나서는 이 서울이 주는 다채로움이 좋았다. 뭐든 크고, 뭐든 많고, 뭐든 복잡한 이 대도시 서울을 많이도 놀러 다녔다. 특히 20대에는 주말마다 놀러다니기도 했고, 서울에는 그 크기만큼 좋은 곳도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서울 사람들은 생각보다는 서울의 곳곳을 모르는 것 같았다. 내가 살던 부산에서도 내가 그랬듯 자신이 살던 동네만 알지,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지는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이렇게 빨빨거리고 다닌 것은 저 같은 지방러 출신들이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서울의 많은 유명한 곳들 중에서도 특히 공원을 좋아했다. 서울엔 큰 공원이 참 많다. 서울에 와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다. 공원을 굳이 티어를 나누자면 1티어는 우선 한강 주변을 끼고 있는 한강공원이다. 여의도, 잠원, 반포, 뚝섬 등이 유명하다. 그리고 서울숲공원, 여의도공원, 올림픽공원 등의 유명한 대형 공원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일 뿐 서울에는 훨씬 많은, 그리고 좋은 공원들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1티어가 아닌, 2티어 또는 3티어 정도에 속할 만한, 내 기준 좋았던 서울의 공원들을 몇 군데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 2티어 또는 3티어라 함은, 단순히 공원의 품질이나 규모 때문에 그렇게 칭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원의 만족도 대비 저평가된, 또는 덜 유명한 공원을 추천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1. 대학로 낙산공원(4호선 혜화역)


3월, 낙산공원 성곽 앞에서 찍은 서울


1번을 뭐로 고를지 오래 고민했다. 그럼에도 내가 종종 서울 여행에서 가장 많이 추천하는 곳은 바로 이곳, 낙산공원이다.


낙산공원은 대학로가 있는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려 약 20~30분 가량을 언덕 길을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공원이다. 올라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기도 해서 힘들지만, 이곳에 올라가서 보이는 서울의 경치는 언제 봐도 아름답다. 이 경치를 바라보면 '서울이 참 넓고 크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낙산공원에는 한양도성의 성곽길이 쭉 이어져 있는데, 도시적인 풍경과 옛스러운 성곽이 묘한 조화를 이루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다.


이 곳의 매력은 특히 야경인데, 남산타워, 롯데타워 등 전망대에 올라가지 않는 야경 명소 중에서는 서울 야경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야경이 아름다우려면, 1) 경치를 넓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2) 경치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야 하며 3) 야경의 대상이 화려한 조명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것인데, 낙산공원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이것을 다 갖추고 있다.



2. 상암 하늘공원(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a.k.a DMC)


3월, 하늘공원에서 찍은 서울. 빨간 다리는 성산대교, 오른쪽은 최근에 지어진 월드컵대교


하늘공원은 과거 쓰레기 매립지를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하늘공원은 기타 공원과는 다르게 꽤나 높은 지대에 있다. 계단으로 올라가도 한 10분은 걸어 올라가야 하고, 평탄한 길로 올라가면 20~30분 정도는 족히 걸릴 듯하다. 이처럼 걸어가는 코스도 있지만 맹꽁이 열차라고 해서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교통수단도 있다.


하늘공원 역시 서울의 경치, 특히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숨은 명소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서울의 야경과는 조금 색다름을 준다. 1) 서울의 서쪽 지역에는 그렇게 야경이 볼만한 곳이 많지 않아서 새로운 느낌을 주고 2) 여의도가 조망되는 야경이며 3) 한강과 도심이 어우러진 풍경이 또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10월에 있는 억새축제이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이 하늘공원은 사실 대부분 억새밭이다. 가을이면 길이가 2미터가 넘는 되는 억새들이 황금밭을 이루며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낸다. 10월이면 날씨도 선선하고 시원해서 이곳을 걸을 때면 상쾌한 기분이 느껴지곤 한다.



3. 북서울꿈의숲(4호선 미아역 또는 미아사거리역 근처)


출처: 북서울꿈의숲 공식 홈페이지


이곳은 이 글을 통해 꼭 추천하고 싶은 공원이다. 사실 낙산공원, 하늘공원은 엄청 유명하지는 않아도 꽤 아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북서울꿈의숲을 아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기준, 서울숲, 올림픽공원과 같은 그 어떤 1티어 공원 못지않게 좋은 공원이 바로 이 북서울꿈의숲이다.


이곳의 매력은 돗자리를 들고 와서 피크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사실 공원에 피크닉을 가려면 주로 서울숲이나 올림픽공원 또는 한강공원인데, 주말이면 사람이 너무 많고 앉을 자리 하나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만큼 복잡하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북서울꿈의숲은 이러한 혼잡에 대안을 주는 공원이다. 또한 계단식으로 언덕이 펼쳐진 공원의 모습 덕분에, 공원에 처음 도착하면 이 공원이 얼마나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곳에는 공원 내부에 자체적인 전망대도 있고, 작은 도서관까지도 있다. 숲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 것, 그 자체만으로 설렌다.


북서울꿈의숲이 이처럼 좋은 곳임에도 덜 유명한 이유는 아무래도 지리적인 이유인 것 같다. 지하철 어느 역에서도 가까운 곳이 없는 애매한 위치이고, 서울 전체적으로 볼 때도 꽤 북쪽에 있어서 다른 공원보다는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왜냐고? 저 서울 동쪽 끝에 있는 올림픽공원도 우리는 곧잘 다니니깐!




이외에도 서울의 갈만한 공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한강공원: 여의도 한강공원, 난지 한강공원, 뚝섬 한강공원, 반포 한강공원, 잠원 한강공원, 망원 한강공원, 잠실 한강공원 + 선유도공원 등

2. 한강 외: 뚝섬 서울숲, 여의도공원, 상암 노을공원, 상암 평화의공원, 용산 가족공원, 양재 시민의숲, 경의선 숲길, 보라매 공원, 북악 스카이웨이 & 팔각정 등

* 혹시 모를 분들을 위해, 여의도 공원과 여의도 한강공원은 전혀 다른 곳이다.


이 모든 공원을 지금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서울여행을 온다면, 또는 서울에 살더라도 "이번 주말 어디 가지?"라고 고민이 된다면, 이 공원들을 가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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