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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에녹 Jun 26. 2023

추천의 강압성에 대하여

OO 추천을 조심해야 할 이유

바야흐로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추천의 시대다. 여행지 추천, 음식 추천, 영화나 드라마 추천 등 우리는 제한된 정보와 수많은 선택지 중에 추천을 하고 받으며 살아간다.


추천은 특히 원할 때 그 효과가 크다. 보통 우리는 검색을 통해 ‘추천 OOO’을 많이 찾아보는 편이며, 사람들 간의 대화에서도 서로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무언가를 추천하고는 한다.


그런데, 원하지 않은 추천을 받으면 보통 힘들어진다. 나만의 취향과 기준이 있어 나름의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인데도 누군가는 나에게 ‘이게 좋다, 저게 좋다’며 추천 폭격을 날린다. 처음 한두 번은 그 사람의 성의가 고맙기도 하지만, 그것이 반복될 때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보통 이런 식으로 추천을 하는 부류의 특징은 이렇다. 1)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가장 좋은 것인 줄 안다. 2) 그 좋은 정보를 왜 이용/활용/적용하지 않는지 너무나도 의아해한다. 3) 그 정보를 꼭 이용/활용/적용해 보라며 상대방에게 재차 추천을 반복한다.


이것은 아무리 호의적인, 선의의 추천이라도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며 나아가 강제성과 강압성까지 느끼게 한다. 나 역시 어릴 땐 이런 것을 잘 몰라 주변 사람들에게 신나게 맛집과 여행지를 추천하고는 했었더랬다.


한때 인터넷에서 마라탕 논란을 본 적이 있다. 간략하게 말하면, 마라탕이 한창 유행하던 몇 년 전 마라탕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죄다 마라탕을 추천하곤 하면서, 마라탕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의 하소연이었다. 이것이 바로 추천의 강압성이었다.


방송인 유재석 씨는 식당에서 사인을 할 때 맛있다는 이야기는 잘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내가 맛있어도 다른 사람이 맛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배려가 돋보인다. 우리의 모든 추천은 이래야 할 것 같다. 상대방이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자. 그러나 원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하는 추천은 내 취향을 강요하는 것일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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