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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에녹 Jun 03. 2024

오사카에서 가장 복잡한 쇼핑천국, 우메다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오사카 지역별 특징 (2)


대다수 대도시들은 남과 북 또는 동과 서를 나누어 각 지역의 중심지가 있기 마련이다. 서울에 한강 이북으로 명동이 있다면 한강 이남으로는 강남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마찬가지로 오사카는 크게 2개의 대표적인 중심지가 있다. 앞서 소개한 난바가 오사카 남쪽을 대표하는 곳이라면 지금 소개할 우메다는 바로 오사카의 북쪽을 대표하는 곳이다.


2) 우메다


혹시 난바를 보고 많은 인파에 너무 복잡하다고 느낀다면 아직 이르다. 우메다는 난바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하다. 오사카 사람들도 길을 잃는다고 하는 곳이 바로 이 우메다이다. 실제로 우메다는 오사카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번화가이면서 동시에 오사카를 포함한 간사이 지방 최대의 업무지구이기도 하다. 많은 직장인들이 우메다로 출근한다. 또한 우메다는 오사카의 대표적인 부촌 지역이다. '우메다(梅田)'라는 이름이 습지를 메우고 만들어진 매립지라는 뜻이라는데,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강 이남의 습지를 매립하여 개발한 서울의 강남 지역과 비슷한 면도 있는 듯하다.



우메다는 오사카 최대 교통의 요충지이다. 우선 3개의 지하철 노선이 다닌다. 빨간색 미도스지 선, 파란색 요츠바시 선, 보라색 타니마치 선이 그것이다. 또한 오사카 근교 간사이 주요 소도시로 향하는 대부분의 열차는 우메다 역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JR, 한큐, 한신으로 대표되는 크게 3가지 철도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메다는 오사카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며 이곳에서 수많은 인파에 치이다 보면 솔직히 말해 지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골든위크가 시작하는 날 우메다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마치 우리의 설 또는 추석 연휴 명절의 서울역이나 고속터미널보다도 사람이 훨씬 많은 진풍경을 보기도 했다. 



우메다는 쇼핑천국이기도 하다. 한큐백화점, 한신백화점, 다이마루 등 대형 유명 브랜드 백화점이 줄지어 있을 뿐만 아니라, 헵파이브, 한큐맨즈, 한큐 3번가,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 등 대형 쇼핑몰이 밀집하여 있기도 하다. 지하상가는 또 얼마나 큰지, 우메다 지하상가는 '우메다 던전'이라고 불릴 만큼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나 역시 다른 지역에서 쇼핑몰을 구경할 때, 심지어 난바에서 쇼핑몰을 구경하면서도 "어, 왠지 한국이 더 예쁜 옷이 많은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메다의 휘황찬란한 쇼핑몰을 보면서 그 생각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했다. 그만큼 오사카를 대표하는 쇼핑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우메다에는 세네 번 정도밖에 가지 못했다. 남쪽 지역에 살고 있던 나로서는 우메다가 그리 가까운 편이 아니기도 했고, 복잡한 우메다를 떠올리다 보면 우메다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금세 사라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사카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어찌 우메다를 빠뜨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우메다에서 수많은 인파 속에 함께 휩싸여 보기도 하고, 우메다의 그 거대한 쇼핑몰들을 하나씩 섭렵하며 열심히 구경을 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복잡한 우메다에서도 숨통이 트이는 곳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우메키타 광장'이라고 하는 곳이다. '키타'가 북쪽이라는 뜻이라는데, 그럼 우메키타는 '북쪽의 우메다'라는 뜻인 걸까. 아무튼 이 광장은 내가 오사카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되고야 말았다. 특히나 공원이나 정원과 같은 조용한 공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복잡한 우메다 속에서 여유가 흐르는 우메키타를 발견했을 때 너무나도 기뻤다. 역 계단을 따라 삼삼오오 모여 광장을 바라보며 커피나 맥주를 들고 앉아 있는 사람들. 거대하지만 귀여운 곰돌이 입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 광장 주변을 따라 운치 있게 띄엄띄엄 들어서 있던 예쁜 식당들. 내가 그렇게 찾아다니던 '오사카 현지인 느낌'을 제대로 내는 곳이었다. 그렇게 우메키타 광장을 발견하고는 두 번이나 더 우메키타 광장을 찾았다. 아마도 다음에 오사카를 간다면 우메키타 광장에는 또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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