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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쓴쓴 Nov 09. 2016

2016년

살아있는 역사를 살면서

민주주의 국가라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던 미국에 일어난 경악스러운 일로 다들 놀라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혐오를 권장하고 승자독식주의의 환상에 빠져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인데 과연 이것이 그렇게 자랑스럽던 미국의 정신이냐 묻는 개탄이 터져 나온다.


트럼프가 줄곧 주장해온 공약들을 그대로 지켜내긴 어렵다는데 동의하는 사람은, 그의 방향성이 지속적일 거라는 가정에서는 미국이 그들이 원하는 이전의 영광은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미국의 현재 머니파워는 그들 스스로만의 것이 아니고 그원하는 장벽은 세계로 뻗은 힘의 줄기를 끊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미국 사회를 좀 더 두고 볼 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 조심스럽게 제안해본다. 이후의 세상은 미국 중심의 정치경제적 지형에서 탈피할 거라는 예측에 소심한 동의를 보내는 동시에, 나는 이것이 하나의 시험대라고 첨언하고자 한다. 시민들의 힘을 믿는,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국민들에게서 나온다고 믿는 나라의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역사가 지켜볼 것이다. 앞으로 잃을 것들에 대한 그들의 두려움이 어떻게 퇴색되어가는 가치들을 수호할지 보고 싶다.


세계가 더욱 흔들거릴지도 모른다. 브렉시트 이후의 세상이 예측하지 못한 일을 다시 익숙하게 받아들일지 더욱 불안해할지 모르는 까닭이다. 아는 만큼 준비하고 능력껏 예측해야 하겠지만 미국 중심의 체계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고개를 다. 이는 권력자의 공백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의 논리구조와 닮아있다. 진정한 민주가 이뤄지는 곳이라면 대행자부재가 민주주의를 위협하진 못한다는 말처럼 미국의 부재가 세상을 위협한다고 보는 시선하나의 만족스러운 우상이자, 익숙한 과거에 대한 때 이른 향수 혹은 섣부른 망상일지도 모른다.


그 외 지나쳐가는 정돈되지 않은 생각들

1)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2) 시민은 사회를 구성하고 구성된 사회는 시민을 만든다. 즉 사회는 시민들의 결정 그 이상을 만들어낸다.

3) 구성원은 자신의 모든 결정에 결과적으로 책임진다.

4) 큰 위험은 잘못 내린 결정이 아니라 어느 결정이어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편견이고 더 큰 위험은 만약 문제가 발생한대도 누군가 해결할 거라는 무책임이다.

5) 각자가 들쳐 메야할 짐 혹은 십자가가 있는가 보다. 못 보는 게 문제지만.

6) 모든 것을 가리고 명상을 하고 싶지만 지금은 눈을 떠야겠다. 한 때는 눈을 감았었는데 생각해보니 한쪽만 떴었다.

7)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런 식으로 역사책에 기록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

8) 이 생각이라는 놈은 미국을 보며 한국을 떠올리고 젓던 고개를 끄덕이다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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