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삶. 그러나 언젠가 돌아올 꿈 꾸던 일상을 기다리며.
나의 일상이 그들의 말로 묻혀버렸다. 하지만 국민은 어리석지 않았다. 모욕감과 분노는, 짓밟혔을지라도 나의 삶은 여전히 소중하다는 순수한 감정이고, 이것은 곧 우리의 소중한 삶이어야 한다는 고귀한 연대로 나타났다.
지금 생각하기엔 섣부른 우스갯소리 일지 모르지만 덕분에 일상이 얼마나 귀중한지, 이런 세상에서 삶을 귀중하게 지켜나간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았다. 국가는 무엇인지, 국민은 어떤 존재인지, 민주주의는 어떠해야 하며 사람의 존귀란 언제 위협받고 다시 새로워지는지 재차 생각할 수 있어서 그나마 눈물겹게 희망을 가지려 애도 쓴다.
그러다 보면 간혹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진을 찾는다. 추억 속에서 꿈꾸던 나를 상기시켜줄지 모르는 무언가를 찾기를 바라는 듯이. 지금의 나는 마치 망망대해와 같이 가득 차있지만 비어있는 듯한 아이러니한 마음의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등대의 사진은 그런 마음에 어울린다고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등대의 존재는 밤에 빛난다. 정오의 태양이 그림자도 없이 등대를 비춘 들, 그것에겐 위용이란 없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밤의 등대다. 몸체는 보이지 않는 등대의 시간에 파도의 바다 위에서 한밤중의 촛불처럼 빛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직 확연한 장밋빛 미래는 그려 볼 수 없는, 그러나 다시는 돌아가지 말아야 하기에 훗날 단단히 지켜볼 일들의 기억을 뼈아프게 새기는 현재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이 과거가 되는 현재를 살아갈 때 시민들의 촛불이야말로 유일한 살아있는 위로였다고 들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