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채우는 법 4

여행을 하다

by 쓴쓴
마침내 찾아 온 윤동주 문학관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특별해서 실외의 나그네는 시간의 흐름에 발맞추는 자신의 걸음에 감동한다. 걷는 자에게 하루의 태양을 쫓는 눈동자가 낯설지만은 않은 까닭은 여행이 하루를 오롯이 느끼는 기쁨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청운문학도서관을 나오던 길

일기예보는 알길 없는 여우비와 차차 변해가는 구름은 일정을 따르는 풍경에 녹아들어 삶은 늘어진 엿가락이 아니라 말한다. 시간을 따라 후퇴하는 거리가 때로는 밤의 휘장보다 견고하게 하루의 정체성을 지켜주듯 시시때때 변하는 그림자만큼이나 낯선 곳에 새로이 스며드는 자신을 본다.

윤동주/시인의 언덕

'인생은 여행과 같다'는 오래된 격언에 만약 이런 경험들을 염두해 둔 지혜가 담겼다면 하루를 느낄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과 영영 변하지 않는 자신의 거리를 하염없이 바라봐야 할 인생은 무감각과 무기력에서 구원받아야 마땅하다.

마음이 고요해지던 덕수궁 야간산책

그러나 지는 해와 비취는 달빛에 슬퍼하지 못할 사람과 어느새 뒤쫓은 낙엽의 발걸음을 듣지 못하는 마음은 뜨는 해의 열기에 흩어져가는 연무 속에서만 주어진 여행자의 지혜를 영영 발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기막힌 과거에 울다 나온 서대문형무소

여기까지 오는데 천 번의 생각

도착하고선 만 개의 생각


하룻밤의 안식과

둘쨋밤의 질문


사람의얼굴 착한마음들

시곗바늘과 낙엽의 발소리


티없는 공기 물가의 이끼

외로움을 두고 아쉬움을 삼켰다

템플 스테이로 잠시 머물렀던 '예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