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도 연결되어있다는 기분
기차를 탈 때마다 기차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옆 자리를 비운 채 창가 자리에 앉아 목적지까지 가는 경험은 충분히 운 좋은 일이다. 목적이 어찌 되었든, 빈 도화지처럼 밋밋한 데다가 다른 빛깔은 등장하지 않는 지루한 삶이라면 말이다.
기차여행의 묘미는 익숙한 느낌과 적당한 낯섦, 둘 모두를 적절히 욕심낼 수 있다는 점이다. 시선 바깥으로 흩어져가는 차창 밖의 풍경은 익숙해질 만큼 보아도 새롭다 느낄 만큼 사람을 설레게 한다.
기차의 진동이 도로면을 달리는 바퀴의 마찰과는 다른 감성을 준다면 어딘가로 떠난다는 마음의 떨림마저 실어 나르기 때문일 것이다. 부푼 마음을 안고 객실 안에 앉은 여행자는 먼 곳과 자신을 잇는 연결선을 발견한다. 그곳이 어디든 철도로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낯선 곳을 향하는 자는 반대 방향으로 철도를 따라가며 떠나온 곳을 떠올린다. 때문에 철도 위의 인간이 스스로를 도상의 존재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과장이 아니다. 기회를 보아 어딘가로 떠나길 갈망하면서도 그의 마음을 머무르게 할 안식처를 찾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러기에 떠남, 곧 여행은 돌아오는 데 목적이 있다는 말이 일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승강장의 노란 선 바깥쪽으로 보이는 이 철로가 저 멀리 소실점 너머로 뻗어나감을 볼 때 낯선 그리움을 느낀다면 앞선 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