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계에는 수많은 옷장이 있다.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그런 옷장처럼 덮어두고 잊어버린 것들이 담긴, 혹은 해리포터에 나온, 닫아두고는 잊고 싶은 것들이 숨겨진 옷장. 주문을 외운다. 그리고 가끔은 몰래 활짝 열어본다. 기대가 사라지지 않기를, 기대한 것이 나타나기를.
판타지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면 잘 보았다. 그것은 뒤집힌 세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실이라는 문화와 관념의 복합체에 맞게 살아가려고 의도치 않게 씨앗 같은 것을 심는다. 바로 현실이라는 지면 아래. 꿈을 끼워두고 소망을 쓸어 숨긴다. 사랑을 미뤄두고 노래를 밀어삼킨다. 그렇게 숨겨진 세계가 뒤집히면 세상의 모든 감추어진 것들이 튀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