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치는 밤바다 앞에 서면
가로등 아래에서도
보이는 것은 겨우,
발 앞에 부서지는 물거품뿐이었다.
느낄 수 있었던 건
소리와
짠 냄새
축축하지만 시원했던 바닷바람이었다.
볼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지금이 밤이라면 말이다.
모래 위에 앉아 해가 뜨길 기다리거나
괜히 눈을 감아보거나
생각하기를 잠깐 멈추고 잠을 청하는 것 중
하나만 하자고 중얼거린다.
물거품과 함께 발자국은 지워지고
그곳의 기억이 희미해져도
여전히 그곳에 파도는 친다.
그리고 밤의 사람들에게
짠 냄새와
소리
바람을 보내
바다는 자신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