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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쓴쓴 Jan 14. 2018

조심스런 소통

즐거움을 포기하지 말기

한국인이 영어에 느끼는 부담감은 사회적 박탈감이 일으키는, 일종의 트라우마일 가능성이 높다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저도 그것에 해당합니다.


어찌되었든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를 접하게 될텐데 시험으로 사이만 나빠진 영어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찾아낸 방법은 나의 즐거움을 찾기였습니다.


초등학생 때 읽던 해리포터를 원서로 읽으니 의외로 설레고 재밌더랍니다. 유년 시절에 빠졌던 마법세계가 이렇게 흥미진진하던 것인가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이가 그리던 마법에 대한 환상은 여전히 밝게 빛납니다. 아니, 오히려 더 찬란합니다. 더 구체화됩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 문화를 배웁니다. 영어가 아니라 영어가 그린 세계를 체험합니다. 언어 너머의 것을 보는 눈을 얻은 까닭입니다. 어쩌면 여기에서, 영어로 쓰여진 글과의 소통에서 그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좋아하던 책을 원서로 읽고 있으니까요!


물론 이런 요상한 즐거움은 나에게 우울증을 가져다 준 예민하고 조심스런 성격과도 관계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나만의 조심스런 소통을 찾아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오늘 아침의 우울을, 갑자기 살기 싫어지는 무겁고 무서운 우울을 털어낼 만큼 만족스러운 발견입니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만의 소통도 발견하는 것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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