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무릎을
들어 올립니다
계단의 무게가
이다지도 무겁다니요
손잡이를 쥔 손이
버겁지 않더이까
팔을 감싼 손으로
힘들지 않더이까
아범이라 불렸을 이가
어멈이라 불렸을 이의
분홍빛 가방을 대신합니다
아범을 불렀을 이가
어멈을 불렀을 이의
얇아진 팔뚝을 붙잡습니다
귀를 기울입니다
지나 온 세월만큼
당신을 들으렵니다
당신의 팔이 시리진 않을지
당신 가방이 무겁진 않을까
나의 말이 무거워
나의 귀가 닳아져
계속 들었습니다
우울증을 통과하며 남기던 습관으로 시작된 글쓰기였습니다. 심리학자로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활자중독으로 살며 끄적이던 것들을 모아 소설로 만들고 싶은 욕심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