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거리를 지나쳐가다
이 글은 한 노부부에서 시작된 글이다.
창가 자리를 유독 좋아하는 나는 좌석을 고를 때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창밖을 내다보려 애를 쓴다. 세상을 편하게 보려는 까닭일까. 잡히진 않지만 상상하게 되는 그 재미. 손재주가 없는 나는 관찰을 발달시켰다. 눈으로 각 존재의 동선을 따르다 보면 마치 내가 셜록 홈스가 된 것 마냥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땅에서 붕 뜬 전단지에도 사연이 있고 아랫도리만 조금 춥게 나온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다.
문득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노부부의 걸음을 보았다. 대학로의 젊음처럼 힘차진 않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무엇보다 대화 한 마디 없이 곧장, 하지만 뒤서거니 앞서거니 하면서 서로를 이끌었다. 이미 서로 너무 잘 안다는 듯이 갈 곳도 분명하다는 듯이 걸었다.
그분들에게 대학로란 어떤 자리일까. 복잡해져만 가는 분주한 행진과 정신을 혼란하게 냅두는 소음을 가르는 침묵의 그분들은 어떤 과거에서 걸어 나오신 걸까.
남자분이 여자분의 분홍빛 가방을 들었다. 그것이 한없이 어울렸다. 분홍을 누가 여자의 색깔이라 했을까. 여자분은 남편의 팔을 안쪽으로 들었다. 서로가 서로를 들어준다. 눈가에 먼지가 내려앉을 정도로 바람이 부는 공간에 옅은 미소가 번져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야에서 사라져 가는 뒷모습이 아름다웠다.
이 글은 한 노부부가 끝맺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