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이 넘치던

4월 16일

by 쓴쓴

어느덧 4년이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날부터 나의 병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고 실언도 아니다. 배꼽 근처의 고통과 명치를 강하게 압박하는 눌림이 이젠 익숙하다.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 말고는 아무런 관련도 없지만 그이들을 생각하면 아픔이 신물처럼 끝없이 올라온다.


4월 한 달을 울음으로 보냈더랬다. 아무리 흘려도 멈추지 않던 눈물. 그 기간을 지내며 전해질 수 없는 애도를, 모든 일상을 멈춰버린 채 시간을 보냈다.


오보가 오보이기를, 생중계가 아닌 반복되는 녹화본이기를, 현실을 그렇게까지 부정했던 적이 없었다. 유가족들의 아픔, 아니 아픔에 삼켜져 무너진 육체의 고통. 그것을 가늠할 수조차 없어서 지금까지 표현하기를 주저했다. 사람으로서 너무 죄송하다는, 멀쩡히 아무 일도 없이 살아있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아팠다.


올해는 유독 벚꽃이 빨리 폈고 빨리 떨어졌다. 분홍빛 꽃잎이 빗물을 따라 흐르는 것을 보면서 자꾸만 무언가 겹쳐 보이는 기시감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애도다. 슬퍼다. 나는 지금까지 생존했다는 서늘한 생각. 그런데 누군가는 그러지 못했다는 기막힌 슬픔 앞에서 어떻게든 더 함께 하고 싶고, 기억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한다. 기억의 눈물이 그분들을 살아가게 하고 그이들을 잊혀지지 않게 한다면 함께 울 것이다.


팽목항도 안산도 가보질 못했다.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그런데 조심스레 첨언하자면, 미안하게 다행스럽다. 내가 아파서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죄송하게 감사하다. 이 모든 역설적인 표현이 원망스럽게도 기막힌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니 그 모든 것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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