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 중독되는 날

난 그렇게 강하지 않아

by 쓴쓴

노래를 조금 편향되게 듣는다. 편향이라면 특별히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진 않고 굳이 범주를 정하자면 어쿠스틱 정도랄까. 인디밴드들의 곡을 좋아하고 기타 소리가 담긴, 가사가 잘 들리는 노래들이 좋다. 비 오는 날, 창 밖을 내다보며 추억에 젖게 해주는 그런 이야기가 담긴 노랫말들이 좋다.


그리고 나에게 속삭이는듯한 가사들이 좋다. '너 지금 이렇지?'라고 말하기보다 '난 이래'라고 이미 내가 말하는 듯한 노래를 참 좋아한다.


날이 새도록 복잡한 날엔 하루의 마침을 뒤로 한참 미룬 채 음악을 듣다 보면 아무것도 해결되진 않았어도 정리를 해낸 느낌이다. 결국 뿌옇게 일어날 먼지라고 해도 내려앉는 흙먼지 정도는 닦아내고 쓸어낸 셈이다.


갈라진 땅 사이로 단비는 오고, 영원하지 않고 언젠가 그치듯이 음악은 찾아온다. 어느 날엔 맑은 하늘을 그리워하는 장마처럼, 어느 때엔 메마른 목을 축이는 생수처럼.


귀를 얻은 모든 이는 음악으로 자신을 본다. 잠깐 부유하다 땅과의 짧은 이별을 마치고 돌아가는 먼지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