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함과 마주할 때면
비 온 뒤 세상, 물 말고는 모든 게 쓸려가 남아있지 않은듯한 한밤중의날.
씻은 뒤 마주한 '이내'와 '한참'의 사이 어느 약간의 습기.
어렸을 적 내민 손바닥안쪽에 살짝 밴 땀.
구름 낀 날 밀린빨래를 널고 가만히 바라보다 맡은 섬유유연제 향기.
앞을 내다볼 수 없게회백색 안개가 감춰주던 무언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