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하게 텅 빈 공간에
흰색 물감 곱게 펴 바르고
푸른색 물감 촘촘히 덧입혀
하얀 솜털 뭉치 두둥실 띄울래
가끔은 예기치 않게
짙은 회색 물감 더미로
미끄러지듯 쓸어가며
사방으로 물을 튀길래
아니 차라리
칠흑 같은 검은색 물감 위에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이
밝게 빛나는 반짝이를 뿌릴래
변함없이 비추는
한줄기 빛에 투과된 공간의 본연은
티끌 한점 없이 맑고 투명하니
우리가 칠하는 꿈이 어떠하든
하늘을 향해 뻗은 손은
한가득 희망을 건네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