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빌런과 안쓰러움

밥 먹을 땐 읽지 마시오.

by 잠잠하게

배가 아픈 숙명은 인간이라면 겪어야 할 고통이다. 하지만 극렬한 장의 요동이야 말로 해소의 순간을 더 기쁘게 만든다.

그렇다. 나는 화장실에 있다. 기쁨을 느끼기 위해 앉아있다.


앗! 그런데 담배냄새가 난다. 어느 빌런이 화장실에서 전자담배를 핀 것 같다. 예전에야 화장실에서 담배는 국롤이었지만 실내금연이 시행된 후에는 몰상식 빌런이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푸세식 화장실에 고약한 냄새를 이기려면 담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농축된 축 가스로 인해 밀폐된 화장실에서 담뱃불을 붙이다 폭발했다는 이야기는 그저 전설이 아닐 수 있다. 모든 이들의 장 에너지가 압축되다 폭발한 걸 수도 있지 않는가?(믿거나 말거나)

오늘은 글이 전체적으로 지저분하게 인도되는데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없았다. 이게 모두 다 그 담배 빌런 때문이다.


게시판에 누가 담배를 피운다고 적혀있었는데 그 빌런이 내 앞을 거쳐갔나 보다. 나는 화장실에 갈 때 늘 KF94를 챙긴다. 그 정도는 돼야 여러 사로에서 올라오는 여러 종류의 가스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 오늘 마스크를 안 가져왔다. 담배와 냄새 무엇이 좋냐고 물어본다면 음 둘 다 싫은데 그래도 담배가 조금 나은 듯(?)하다. 왜 인간은 똥냄새를 싫어할까? 애초부터 이것은 왜 그리 고약할까? 똥은 왜 더러운가?를 계속 생각하지만 답을 모르겠다. 똥에 대해 누군가 책을 써줬으면 좋겠다. 이미 누군가 썼겠지? 바다의 여러 똥들이 다양한 생물 존재를 확장하는데 기여를 했다고 하니 더럽다고 하는 똥은 생명의 시초이자 돌고 돌아야 하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아닌가?


아무튼 지저분하지만 화장실로 글을 쓰게 해 준 빌런이 고맙다. 하지만 이 말은 전해주리라.

"해소를 입으로 하는 자 분명 입으로 망하리라. 담배는 밖에 나가서 해소하길~“

(메롱)


며칠 전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다. 어떤 여성이 화장실을 나오는데 엉덩이 위로 휴지가 매달려 나왔다. 엉덩이만 생각하지 마시라 (응큼하긴). 뒤쪽 치마 위로 휴지가가 여우꼬리처럼 딸려 나왔다. 평소 개그 짤이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데 보고 있으면서도 눈을 의심했다.

앞에 가서 '저기요 엉덩이에 휴지꼬리가 달렸어요.'라고 알려줘야 하나 머리에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러나 서로 민망할 바에야 모른척하는 게 낫겠다 싶어 조용히 반대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앞쪽에서 얼굴을 못 봤으니 그녀가 누군지 모른다. 그나마 다행이다. 다음에 사무실에서 봤다면 그 장면이 무한 쇼츠처럼 재생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휴지가 딸려 나올지를 상상해 봤다. 그런데 도대체 이해는 안 간다. 계속 상상하면 치한 아니면 배설까지 가게 된다. 이제 그만 상상하련다.(당신도 그만해라.) 아! 주변 동료가 더 놀라 알려줄 긴급 속보에 그녀는 어떤 반응을 했을까? 퇴근하면서 다시 드는 생각, 더 큰 화를 위해 내가 미리 알려줬어야 했나?

만약 그랬다면 나나 그녀가 겪었을 당황을 해소해 줬을 누군가에 감사를 표하며.....(총총)

뒤를 잘 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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