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게 별로 없다. 그런데 너무 피곤하다. 무난히 잘 다녀왔다.
음파 발차기 3-4바퀴 돌고는 킥판 잡고 팔 돌리기 3바퀴 정도. 오늘도 어떤 분이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해주시면서 이제 음-을 한 세트 반 동안 해보라고 권유해주셨다. 선생님이 옆에서 듣고 계신 것 같았다. 나는 숨이 차서 죽을 것 같지만 한 번 시도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정말 질식할 뻔했다. 숨을 오래 붙잡고 있으니 모든 호흡의 리듬이 다 깨져버리고 몸도 다시 이상해졌다. 한두 번 시도해 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배영을 연습하기 시작할 때 땅콩볼을 들고 두 바퀴를 돈 뒤에, 거북이 등을 가져와 자유형을 연습했다. 계속 똑같은 연습을 하는 게 너무 지겹다고 생각했는데, 맨손으로 하자마자 다시 재밌어진 것 같았다. 놀이기구를 타듯이 몸이 휘청거리는 걸 즐길 수 있게 됐다. 배영은 욕심조차 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돌고 돌아왔을 때 선생님이 피드백을 주셨다. 손뼉을 꼭 치라고 말이다. 저는 쳤는데요.. 선생님은 내가 왼팔 돌릴 때는 치는데 오른팔 돌릴 때는 안 친다고 하셨다. 제대로 치지 않으면 왼팔도 가라앉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간다고 하셨던가.. 오늘 들은 말인데 헷갈린다. 양팔이 움직이는 가동 범위를 0~100이라고 했을 때, 제대로 치지 않으면 한쪽만 10~90 정도만 오가는 꼴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 설명을 하시면서 호흡은 몸으로만 하라고 흘러가듯 언급하셨는데,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아 또 물었다. 파-를 할 때 고개만 드는 게 아니라 상체를 옆으로 잘 제끼라는 의미였다. 그게 잘 알면서도 왜 안 되지? 어제 팔을 너무 뒤로 보내지 말라는 피드백을 열심히 해보려다가 다시 돌아온 것 같기도 하다.. 헷갈려 헷갈려. 이 말도 듣고 저 말도 듣다 보면 뭐가 되어 있겠지 뭐.
이 설명을 다 듣고 보니 다들 마무리 체조를 하고 있었다. 오늘 기억나는 동작은 물속에 들어가서 발목을 붙잡고 다리를 벌렸다 오므렸다 스트레칭하는 것이다.
체조가 끝나고 거북이 등 없이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겨서 한 번 시도해 보았다. 결과는 오, 성공! 혹시 몰라 두 세트씩만 하고 멈춰서 다시 뒤돌아서 출발해 봤다. 몸이 잘 뜨고 있었다! 그 사이에 화목 선생님이 출근하셔서 인사를 하고 뻘쭘하게 있었더니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거북이 등 없이 한 번 해보는 거라고 밑밥을 깔았다. 어차피 다음 시간부턴 없이 할 거라고 하신다. 그래서 딱 두 번 했다. 선생님은 아까 월수금 선생님이 해준 말과 똑같은 말을 하셨다. 상체를 더 열어야 한다고 말이다. 방금 들은 피드백을 이렇게나 재빠르게 까먹었네.
오늘도 샤워장은 풀이었고 한참 서 있어야 했다. 그 전날 말을 튼 두 분과 빈자리를 기다리며 수다를 떨었다. 유아풀에서는 무엇을 배우는지, 두 분이 예전에 어디까지 배웠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두 분 다 이미 많이 배우신 분들이셔서 부러웠다. 그런데 왜 여기 계세요.. 나도 얼른 다 잘하고 싶다. 그런데 오늘 충분히 잘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나 자신을 더 칭찬해주고 누구보다 내 성과에 대해 기뻐해야지. (오늘따라 너무 피곤해서) 초등학생 일기처럼 썼지만 별 수 없다. 성취감을 조금이라도 느끼며 상처를 달래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방금까지 일기 땡땡이치려고 했음) 내일도 무사히 새로운 것을 잘 배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