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일기가 쓰기 싫다. 물을 얼마나 마시느냐가 수업의 만족도를 좌우한다. 수경 속으로 물이 자꾸 차고 코로도 마구 들어오고 심지어 입으로도 마신 날.. 내 마음은 팔랑팔랑, 그날 잘 되면 평생 계속하고 싶을 만큼 재밌고 못 하면 당장 내일 수업도 가고 싶지 않게 시무룩하다.
오늘은 평범하게 자유형 발차기 2바퀴로 시작했다. 다른 요일 선생님이 왜 물속에서 음-을 더 오래 하라고 시켰는지 갑자기 깨달음이 왔다.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속도가 더 빠르다. 고개를 내밀면 발차기를 똑같이 하고 있어도 속도가 더뎌진다. 분명 선생님도 설명해줬던 원리인데, 나 스스로 미묘한 속도 차이를 느끼고 나니 음- 호흡을 더 오래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자유형 발차기에 대한 피드백도 들었다. 무릎을 너무 펴고 있으며, 발등 힘으로 차애 한다는 것. 무릎을 얼마나 펴고 굽혀야 하는지 내 모습을 거울로 보면서 할 수 없으니 맨날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양이다.
그다음은 배영 발차기 연습이다. 선생님은 처음에 나만 팔 돌리기 연습을 하래 놓곤, 갑자기 다시 킥판 잡고 발차기 연습을 하라고 말을 바꾸셨다. 나는 어제 배운 그대로의 방식으로 발차기를 연습했다. 이제 편안하게 누울 수 있다. 역시 눕는 건 최고야!
그리고 모두가 평영 발차기를 연습할 때였나. 갑자기 지상으로 소환됐고, 배영 팔 돌리기를 배웠다. 선생님은 뭐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될 거라며 진도를 막 나가겠다고 하셨다. 차렷 자세에서 한 팔을 어깨 높이까지 정면 방향으로 들어 올린 다음, 손날이 천장으로 향하게 손바닥을 뒤집고 머리 위까지 직진, 그다음에는 몸 옆선을 따라 반원을 그리며 차렷 자세로 돌아온다. 양팔 반복. 이걸 킥판을 가장 아래로 잡으면서 연습하라고 하셨다.
팔을 돌릴 때마다 온몸이 흔들렸다. 그래도 발차기를 멈추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처음엔 몸이 흔들릴 때마다 당황했지만, 몸이 뒤집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몸에 힘을 줘야 했다. 엉덩이도 띄워 보려고 했다. 아무튼 최선을 다했는데 코에 물이 들어왔다. 음- 하면서 내뱉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코에 물이 들어오는 건 찰나의 순간이라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
바보 같은 배영 두 바퀴 연습이 끝나고 자유형 팔 돌리기 연습이 시작됐다. 킥판 잡고 두 바퀴. 이제는 킥판 없이 맨손으로 연습하기다. 킥판도 없고 거북이 등도 없으니 몸이 한참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다. 파-를 할 때 아무리 상체를 열심히 열어도 입가에 물이 찰랑거렸고 조금만 집중하지 못하면 물이 마구 들어왔다. 그걸 왜 삼키게 되는 걸까? 수경도 말썽이었다. 계속 수경 안으로 물이 고여 들어왔다. 마치 눈물이 맺히듯이 말이다. 나 대신 울어주는 거니 수경아. 아까 배영 팔 돌리기 연습을 하다가 코가 잔뜩 매워져 있는데 이제 눈까지 맵고, 물도 마시고 있다. 잘해보고 싶은 의욕도 꺾이고 오늘의 에너지를 다 쓴 느낌이었다.
그래 이만큼 열심히 했으면 됐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 다시 잘해보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