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쉬었더니 몸이 훨씬 가뿐해졌다. 그러나 연습이 시작되자마자 급격하게 힘듦이 찾아왔다. 자유형 발차기 2번, 배영 발차기 2번. 자유형 팔 돌리기 킥판 잡고 2번. 맨손으로 2번. 기본기를 되찾는 느낌으로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했다.
그러다 선생님이 갑자기 다가 오셔선 배영 팔 돌리기도 배웠냐고 물으셨다. (조금 심심하셨나?) 그렇다고 하니 우선 배영 발차기부터 해보라고 하셨다. 킥판을 아래로 잡고 한 바퀴. 한참을 가다가 누군가와 부딪힐 뻔해서 멈춰 서니, 선생님은 턱을 당겨야 한다고 하셨다. 고개가 뒤로 젖혀질 때 물의 흐름과 턱을 당겼을 때 물의 흐름이 다른데, 턱을 등겨야 물이 막힘없이 잘 흐른다고 하셨다. 더 알고 싶은 신기한 이론이다. 그런 건 어떤 책에 나오는 거죠? 수영 역학? 코와 입만 나오게 하면서 턱은 당기기.. 정말 어렵다.
이제는 배영 팔 돌리기를 했다. 선생님은 날 멈춰 세웠다. 내가 팔을 너무 빠르게 돌려서 팔 힘으로만 가고 있지, 다리는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라 하셨다. 자유형을 할 때처럼 다리가 표면까지 떠오르는 걸 느껴야 한다. 그게 어떻게 느껴지는 건가요? 엉덩이를 들어야 하는 거냐고 묻자, 선생님은 그렇다기보다는 허리를 펴는 느낌으로 하는 게 더 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원래는 골반이 열려야 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건 어려운 원리이기 때문에 그냥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길 원하신 듯하다. 수영도 턴아웃을 해야 하는 것인가. 수영에서 골반의 열림이란 무엇인가, 이 이론도 궁금해졌다.
다리가 뜨는지 안 뜨는지 전혀 느끼질 못하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내가 팔을 교차하며 돌리는 걸 먼저 배운 거냐고 물으셨고, 그건 아니라며 자초지종을 짧게 소개했다. 옆사람이 들은 피드백 따라 하기.. 그럼 이번에는 한 팔이 머리 위로 갔을 때 바로 내려오자 않고 셋까지 세면서 기다려 보자고 하셨다. 팔이 위로 가 있으면 다리가 뜨니까 일리가 있는 연습법이다. 반 정도 가니 선생님이 큰 소리로 날 불러 세우며 팔이 교차해야 한다고 설명하셨는데, 잘 알아들은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더 가서 도착하니 마무리 체조가 시작되었다. 나는 이번에는 제대로 했는지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묻지 못했다. 이렇게 하다 보면 배영도 머지않아 자연스러워지겠지? 배영은 자유형 때보다 체계적으로 배우질 못하는 기분이 들어 아쉬울 따름이다.
하루 쉬고 오길 잘했다. 덕분에 쌩쌩하게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쉬다 보니 컨디션이 다시 안 좋아졌다. 어질어질, 현기증에 피곤함이 겹겹이 쌓여 다시 좀비가 되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체력 문제인 건지 수영을 열심히 한 탓인지 우울한 마음의 문제인지 노화의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