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 기대와는 먼 하루

by 속삭이는 물결

수영 공부를 열심히 한 만큼 오늘이 기대되었다. 그러나 얻은 것은 없고 그저 지루한 반복 연습만이 있었던 하루다 오늘도 선생님의 진행은 없었다. 배영 연습하고 싶을 땐 배영을 연습하고, 자유형을 연습하고 싶을 땐 자유형을 연습했다. 모두가 자율학습 패턴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빠른 사람이 먼저 가는 것도 의미가 없어졌다. 사이클을 돌다 보면 어차피 느리게 가는 분들을 꼭 마주칠 수밖에 없다.


아무런 지적도 듣지 못한 날. 자유형 팔 돌리기 연습할 때 선생님이 따라오시면서 팔을 돌리는 시늉을 해주셨고 말도 하시는 것 같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깨 롤링에 신경을 써보았다. 이 반을 오래 다니신 분께 혹시 팔꺾기를 배우셨냐 물었지만, 그게 뭔지 모르시는 눈치였다. 팔꺾기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서 오늘 선생님에게 알려달라고 할 참이었는데, 가장 잘하시는 분이 모르신다고 하니, 무슨 소용인가 싶어서 그냥 하던 것만 했다.


배영을 하면서는 발바닥 아래로 차오르는 물의 압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코로 물도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선생님이 진행을 하지 않으니 모두가 다 다른 걸 연습하는 바람에 더 엉망이 된다..


지난 금요일에 어떤 남자분이 평영을 연습하시다가 나의 왼쪽 골반을 아주 세게 차셨다. 엄청 아팠고, 그분도 엄청 미안한 표정을 지으셨다. 그러고 나서 괜찮아지는 줄 알았더니, 주말에도 이따금씩 욱신거렸다. 아직도 가끔 욱신거린다. 뭘 어떻게 다친 걸까. 멍이 들진 않았는데, 멍든 것처럼 아프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이 싸우다가 맞으면 그저 액션 신으로만 소비했지, 어쩌다 맞은 이 한 방의 고통이 이렇게나 오랜 여운을 남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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