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수금 반의 첫날이다. 지난달에 마감이라고 했으니, 이번 달은 새로운 사람이 별로 없지 않을까? 생각한 건 완전한 착각이었다. 절반 이상이 못 보던 얼굴이었고, 그전부터 같이 듣던 분의 얼굴을 보면 반가울 지경이었다. 선생님은 처음 10분은 발차기 연습, 그다음부터는 영법을 연습하면 된다고 모두에게 설명하시더니 새로 온 분들을 지상으로 불러 레벨 체크를 하시는 듯했다.
나는 음파 발차기를 시작했다. 3번으로 출발했다가 양보를 당해 1번이 되었다. 자유형 발차기 3바퀴를 하고 돌아오니, 선생님이 내 앞에 서 있던 신규 회원에게 배영 발차기를 하라고 하셔서 나도 그 말을 따라 배영 발차기 1바퀴를 했다. 배영 발차기를 하고 돌아오니 이번에는 선생님이 (나 아닌 다른 분께) 자유형 팔 돌리기를 해보라고 하셔서, 나도 맨손으로 팔 돌리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곤 그냥 내 맘대로 영법을 바꿔가며 연습을 했다. 갈 때는 자유형 팔 돌리기에, 올 때는 배영 팔 돌리기도 하고.
어제부터 이상해진 배영 상태는 여전히 이상했다. 머리 잠수 나도 그만하고 싶은데. 제일 오래 다니신 분께 배영을 할 때 머리가 안 잠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여쭤봤더니, 자기도 잘 못하는데 허리랑 가슴을 쫙 펴고 턱을 당겨야 한다고 들었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상체를 쫙 펴면서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어서 코로 물 먹다 뱉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이상하게 이게 점점 심해져서, 그리고 자유형 연습하시는 분들께 추월당해서 결국은 연습을 여러 차례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질문을 했다. 머리가 계속 잠긴다고. 선생님은 우선은 발차기가 제일 중요하지만, 머리가 잠기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하셨다. 먼저, 팔을 천천히 들어 올릴 때. 팔이 몸과 수직인 상태, 그러니까 천장으로 향하고 있으면 상체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어서 머리가 잠긴다. 두 번째, 어깨 롤링이 없을 때. 어깨 롤링이 없으면 몸이 가라앉는다. 그리고 결정적인 건 발차기라고 하셨다. 발차기를 정확하게 충분히 세게 한다면 상체를 어떻게 하든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이다.
이것 말고도 맨 처음 한 가지를 더 말씀해주셨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아 되물으니, 선생님도 기억을 못 하시는 듯했다. 그냥 내가 하는 걸 먼저 보는 게 낫겠다고 하셨다. 뒤이어 온 분도 배영이 잘 안 된다며 선생님께 질문을 했는데, 발차기가 중요하다고 일단 해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둘이 연이어 배영을 나갔다. 선생님은 나의 문제가 어깨 롤링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고, 그분은 허벅지 힘으로 발차기를 하지 않는 거라고 하셨다.
팔 돌리기는 하나(팔 들기)-둘(팔 내리기)로 배우지만, 사실 그 사이에 어깨를 뒤로 빼는 과정이 두울-하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며칠 전에 나에게 천천히 하는 연습을 시킨 것이라고 말이다. 이 설명을 들을 때는 수업이 끝나고 마무리 체조가 이미 시작된 참이었다.
지금 쓰면서 생각하니 아무래도 며칠 전에 지적받은 팔 돌리는 위치를 바로잡으면서 생긴 문제 같다. 다른 선생님들은 팔을 만세 위치에서 돌리며 시범을 보여준다. 그런데 화목 선생님 말을 듣고는, 어깨 앞에서 이미 돌려 버리니 만세 자세에서 한 번 더 돌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화요일부터 상체가 많이 가라앉았던 것이고.. 화요일에도 선생님이 분명 배영도 어깨 롤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셨지만, 어떻게 하는 줄은 안 알려주셨던 것 같다. 단계별로 다른 동작을 잘 맞추어 가야 할 듯하다.
내일 수영을 다녀오면 연이어 이틀을 쉰다. 내일은 평영을 가르쳐 달라고 먼저 말해 볼까! 소심한 마음에 고민이 된다.
끝나고 수영 메이트 한 분과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돌아왔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찌는 무더위에, 수영으로 인한 피로까지, 체력도 정신력도 아찔하게 바닥이 났다. 거의 기어서 집에 들어온 느낌이다. 수영을 하는 내내 이 피로감에 지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너무 어이가 없어서 찾아보니 수영은 누구에게나 피곤한 하루를 선사하는 것 같다. 새벽 수영을 다니는 직장인은 점심시간에 꾸벅꾸벅 존다고 한다. 살은 빠지지 않고 체력만 앗아가는 무서운 운동. 그래도 낮잠 자는 동안 좋아하는 배우가 꿈에 나와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