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심해져도 수영장에 사람은 많았다. 순번표를 잘못 뽑았는지 심각하게 앞으로 나가질 못했다. 이럴 거면 걸어가지 그냥. 특히 가다가 계속 멈추는 할머니…. 오래된 빌런…. 누군가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해주면 좋을 텐데 눈치 없이 중간에 막 서 계시는 것만 봐도 말귀를 잘 못 알아듣거나 융통성이 없어 보여서 말 꺼내기가 어려운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뭐 물놀이보다도 못한… 운동도 아닌….
자유형 배영 평영 발차기 한 번씩. 팔 돌리기까지 2번씩은 해야 하는데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느라 시간만 뺏기고 한 번씩밖에 못했다. 이게 말이 되느냐. 그래도 평영은 한 바퀴 더 해보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다가오셨다. “자 이제 접영 할 거예요”하며. 글라이딩을 한 다음에 손을 먼저, 자유형 파를 먼저 하라고 하신다. 그다음에 킥을 두 번 또는 세 번 차라고 말이다. 나는 평영 팔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는데, 자유형 팔을 하라고 하니 뭔가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콧속으로 물이 계속 들어와서 애를 먹었다. 코가 너무 매웠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머리를 돌리는 타이밍을 설명하셨다. 킥을 찬 뒤에 머리가 물속에서 수면 위로 나오려고 할 때, 머리가 완전히 다 나오기 전에 고개를 돌려서 파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곤 자유형 파를 할 때 몸이 휘청거린다고 했더니, 그건 당연한 거라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자유형 호흡도 처음 배울 땐 몸이 엄청나게 흔들렸는데 무슨 새로운 현상처럼 여겼네….) 대신 자유형을 잘하게 되면 몸을 돌리는 각도도 줄여야 한다고 하셨다. 45도 정도까지만 말이다. 또, 처음 배울 때 천장 위를 바라봤다면 이제는 조금 더 아래쪽인 벽을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하셨다. 나는 시선을 사선 뒤쪽으로 보는 게 맞냐고 물었고, 발 쪽을 바라보는 게 맞다고 하셨다. 내일 자유형을 연습할 땐 시선도 조금 아래로 낮추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래도 나아지지가 않아 다시 물었다. 바보도 아니고… 선생님은 입을 조금 더 빨리 다물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나는 입으로 물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코로 들어온다고 답했다. 선생님은 “코로 마시니까 물이 들어오죠”라며 코로는 숨 들이마시는 걸 참고 입으로는 “파”를 하지 말고 “허”를 하라고 하셨다. “파”는 숨을 내뱉는 것이고 “허”는 숨을 들이마시는 거라고 말이다. 선생님은 마스크를 벗고 “허”를 여러 번 보여주셨는데, 입이 좀 더 좁게 오므라져선 마치 새가 부리를 벌리고 있는 모습 같았다.
입을 조금 더 작게 벌리려고 노력해봤지만, 입으로는 원래 물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코는 계속해서 매웠다. 접영 킥을 하고 자유형 호흡을 할 때 입이 물밖으로 마중 나가기 전까진 코로도 의식적으로 내뱉으려고 했다. 그런데도 코는 계속 매웠다.
지금 이 일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접영 킥을 찰 때 숨을 제대로 내뱉지 못해서 코로 들이마시게 되는 것 같다. 접영 킥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자리 잡을 때까지는 반복 연습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접영 킥을 하면서 허리와 엉덩이를 적절히 움직이는지는 모르겠다. 자유형 호흡에 신경 쓰느라 웨이브까지는 깊이 있게 의식하지 못했다. 아무튼 앞으로 잘 나가고 있는 듯하다.
마무리 체조를 마치고도 연습을 더 하다가 샤워장으로 갔다. 사람들이 다 어디서 왔는지 정말 득실거렸고, 어떤 할머니가 온몸과 얼굴에 비누칠을 하시다가 줄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곤, 갑자기 “접영 타이밍이 안 맞더라~”라고 하셨다. 설명을 들어보니 입수 킥과 출수 킥을 할 때 각각의 팔 타이밍이 있는데 내가 그걸 맞추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아직 그 단계까지 배운 게 아니라 팔 따로 다리 따로로만 연습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할머니는 다른 잘하는 그분도 접영 타이밍이 안 맞는데, 코치가 봐주질 않는 것 같다며 무신경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그래도 예전처럼 엄청나게 비판을 하시진 않는 것 같다.
2 레인에 계신 어떤 분은 나를 보며 “왜 2 레인으로 안 넘어와요~”라고 하셨는데 내가 자진해서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도 남은 기간 동안에는 2 레인에서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분께서 날 데려가 주셨으면 좋겠다.
오늘은 자유형 배영 평영을 한 번씩밖에 연습하지 못해 운동 효과도 없고 땀도 제대로 내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아쉽다. 내일은 잘하시는 분이 선두에 오셔서 다 같이 스피드를 낼 수 있길 바란다.
아, 오늘 보니 한 달 일찍 접영을 연습하시던 분들이 이미 접영 팔까지 하고 계셨다. 나는 한 분께 접영은 다 배우신 거냐고 물었는데 그분은 말을 잇지 못하셨다. 제대로 배운 건 아니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다 하니까 그걸 따라서 쫓아가느라 바쁘다고 하셨다. 나는 남은 기간 동안 접영 팔까지 배울 수나 있을까? 얼른 서핑 여행을 가고 싶다! 바다 수영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