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by 속삭이는 물결

날이 흐려서 생각보단 시원한 날. 오늘은 더 빠르게 자유형 배열 평영 발차기 한 번씩, 영법은 두 번씩 했다. 그런데도 아직 여유가 있었다. 평영은 하는 동안 추진력을 느끼진 못했는데 팔이 앞으로 나가는 느낌은 또 잘 났다.


그리곤 바로 접영 연습. 처음엔 자유형 팔 따로 다리 따로 연습하며 두 바퀴를 돌았고, 그다음부턴 한 팔 접영을 두 바퀴, 양팔 접영을 두 바퀴 돌았다. 이것보다 더 많이 했을 수도 있다. 한 팔 접영을 연습하기 전 선생님께 어제 한 팔과 양팔 접영을 다 해봤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알겠다고 이따가 지켜보겠다고 하시곤, 두 번째 레인의 다이빙 강습을 하러 떠나셨다.


한 팔 접영이 자세는 엉망이어도 조금 익숙한 느낌이 나자, 나는 양팔 접영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제 너무 다짜고짜 시도하다 보니 어떻게 하는 건지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았다. 3/4바퀴는 멍청하게 움직이다 시간을 낭비했다. 그러다 겨우 감을 찾고, 한 번 킥 할 때는 두 팔을 쭉 뻗고 물속으로 살짝 들어갔다가 두 번째 킥을 할 때는 양팔로 물을 잡으며 어깨 라인으로 되돌아오기. 숨 쉬는 건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자주 일어서는 게 귀찮아서 3세트씩 하고 멈춰 섰더니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여전히 내가 무엇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마무리 체조 시간이 시작됐다. 나는 연달아 숨을 참느라 힘들어서 멍하니 벽에 기대어 섰다. 선생님이 나의 접영 동기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계셨다. 멀어서 잘 들리지가 않았지만 선생님은 그분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연습해보라고 하셨다. 그러곤 나에게 오셨다.


선생님의 모든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다. 일단 중요한 건 내가 물 잡는 동작에 팔을 되돌리는 동작까지 하느라 너무 아등바등 댄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내게 물을 잡고 나서는 차렷 자세로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럼 몸이 서서히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앉을 것이다. 또 물을 잡기 직전엔 앞쪽을 보면서 몸을 올리려고 해야 한다. 마치 평영 팔을 하기 전처럼 말이다. 물을 잡을 때도 수면 바로 아래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모든 걸 지키면서 차렷 자세에서 기다리기. 그다음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으셨다. 설명을 한 토막씩 들으며 바로바로 연습해 보았는데 단 한 번도 잘 되질 않았다. 이 모든 걸 기억하지 못할까 봐 두려움이 앞섰다. 그래도 내일은 또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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