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대지각! 비가 왔고 버스가 오질 않았다. 자차 이용하는 분들 너무 부러웠다. 거의 정각에 센터에 도착해선 열쇠 받고 탈의하고 나니 4분, 샤워하는 데 몇 분 더 썼고. 다행히 나만 늦은 게 아니었지만, 이미 모두들 발차기 두 바퀴째 돌고 있어서 뒤늦게 입수하는 게 부끄러웠다.
어떤 분은 자유형 발차기를 어떤 분은 배영 발차기를 하고 있어서 어떤 차례인지 알 수가 없었다. 눈치껏 자유형 반 바퀴, 배영 반 바퀴, 평영 한 바퀴, 접영 한 바퀴를 돌았다. 그런데 나는 왜 접영을 해도 허리가 별로 안 아플까..? 지각하면 안 좋은 점, 맨 뒤에서 쫓아가느라 먼저 집합한 선발대 팀에 속하지 못하고 선생님의 설명도 충분히 듣지 못한다. 아니 오늘따라 선생님이 안 하던 설명을 하시네?
접영 킥을 하면서 보니 선생님은 평영 설명을 하고 계신 듯했다. 팔꿈치 아래를 돌리다 무릎 아래를 돌리는 동작을 보고 알았다. 발목을 미리 펴지 말고 다리를 다 돌린 다음에 펴라는 주의사항. 그러곤 팔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늦게 왔더니 정신이 반쯤 가출. 아, 고개를 드는 게 아니라 상체가 올라와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턱을 아래로 당긴 채로 상체를 밀어 올리려고 해야 한다. 그다음엔 최대한 몸을 작게 만들기 위해 합장을 매우 오므려서 하기. 그렇게 갈 때 평영, 올 때 자유형 8바퀴가 시작됐다.
4바퀴쯤 돌았나, 선생님이 오셔선 올 때 자유형 대신 한 팔 접영을 하라고 하셨다. 이때도 뭔가를 하지 말라고 주의사항을 알려주셨는데 살짝 멍 때리느라 잘 알아듣지도 이해하지도 못했다. 초보자가 이해하기 굉장히 애매한 웨이브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린 모두가 접영 초보자다. 한 팔 접영을 할수록 무릎 사이가 막 벌어지는 게 느껴졌다.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건가 보다.
그리고 배영 세 바퀴. 배영도 설명을 하셨는데, 팔을 올리고 어깨 롤링을 해주고 옆으로 잘 들어와야 한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설명이 아니라 다른 분 지적이었나..? 또 허벅지가 불타오른다. 약간 지루한 마음으로 했는데,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선생님이 나를 향해 오셨다. 왼팔은 똑바르게 올리는데 오른팔은 바깥으로 벌어진 채 올린다고 하셨다. 내가 그러고 있었다니. 전혀 알지 못했다.
접영을 다시 할 거라고 하셨는데 시계를 보니 4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양팔 접영 설명이 시작됐고, 천천히 차면서 충분히 기다렸다가 가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붙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구두 설명과 지상 시범으로는 어디서 기다려야 한다는 건지 잘 알기가 어려웠다. 3세트씩 차고는 일어서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나는 어제 들은 차렷 자세에서 충분히 기다리는 걸 생각하며, 몸이 올라올 때 시선을 앞으로 봐주는 걸 떠올리며 연습을 했다. 반 바퀴만 가선 모두가 선생님을 기다렸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나. 발이 닿지 않아서 끝에선 무조건 벽을 붙잡아야 하는데, 배영을 할 때였나 키 큰 여자분이 한 번은 나를 발견하고 들어서 옮겨주셨다. 키 크고 힘센 언니 너무 멋져.. 아무튼 선생님이 오시면서 다들 왜 이렇게 급하냐고 소리를 치셨다. 이전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지나치게 급하게 이어지는 것에 대한 설명을 한동안 하셨는데 천천히 여유롭게 하라는 말이었다.
나에게는 발차기가 너무 세서 상체까지 많이 움직이니, 발차기 강도는 낮추고 상체를 조금 더 아래로 밀어보라고 하셨다. (이렇게 말씀 안 하셨는데 내가 이해한 걸 정리하면서 많이 다듬은 느낌.) 그래서 그런 느낌을 살려서 움직였더니 상체가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아까부터 양팔을 잡으면서 일어날 때 앞을 보니 고개도 물밖으로 나왔는데 이렇게 고개를 뺄 때마다 숨을 쉬면 접영의 완성도를 좀 더 높일 수 있는 것인가? 싶었다. 물론 차렷 자세에서 팔을 앞으로 돌리는 건 거의 불가능이고 오히려 그 전날보다 이상해졌다. 삐걱거리는 로봇처럼 팔꿈치를 반쯤 접어 힘들게 앞으로 보낸다. 영법의 흐름을 깨는 팔꺾기다. 남은 한 주 동안 이걸 정리할 수 있을까? 아직 이번 주도 이틀이나 남았어! 나는 충분히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