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홈메이드 디저트에 푹 빠진 남편
2021년 10월 25일
우리 남편이 요즘 아이스크림보다 좋아하는 디저트가 생겼다.
바로 이 스물오레.
스물 가루를 사다 우유와 설탕을 넣고 졸여서 만드는 디저트인데 맨 아래에 시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는 다양한 수제 잼이나 콩포트를 넣고 만들어줬더니 그 맛에 남편이 제대로 빠져버렸다.
대신 남편은 무화과잼은 별로라고 해서 무화과 맛은 내가 다 먹었다. 시댁 무화과나무에서 직접 수확한 열매라 더 맛있구먼.
가끔 시댁에서 얻어온 수제잼의 뚜껑이 잘 안 열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남편에게 병을 가져가서 부담을 팍팍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힘을 보여줘. 이거 못 열면 스물오레를 먹을 자격이 없어."
그럼 남편은 긴장된 표정으로 용을 쓰면서 잼뚜껑을 열어주는데 지금까지 딱 두 번만 빼고는 다 성공했다. 그럼 그 두 번은 누가 열었냐 하면... 나도 나다.
"괜찮아. 못 열겠으면 그냥 줘. 무화과잼이나 넣어야지 뭐."
"안돼... 엉엉...!"
그러고 나서 나는 부엌에 가서 조용히 칼을 이용해서 잼뚜껑을 이렇게 연다.
병을 반대로 뒤집어 놓고, 칼로 저 부분에 살짝 찔러 넣으면 공기가 슉- 하고 빠지는 소리가 난다.
남편은 아직도 내가 힘으로 연줄 알고 있는데 절대로 비밀은 말해주지 않을 거다.
'잼 뚜껑도 못 열면 먹을 자격 없지만 그래도 내가 힘도 더 세고 친절하니까 만들어 주는 거다' 라며 큰소리치는 재미를 잃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