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다처제, 그것이 궁금했다.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착한 세네갈 친구

by 혜연

프랑스어 고급반으로 올라오고 나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같은 반에 프랑코폰(프랑스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나라에서 온) 아프리카 학생수가 늘었다는 점이다. 이전 학기 때는 모로코 소녀가 한 반에 있어서 꽤 친하게 지냈었는데 이번에는 콩고, 알제리(알제리 친구 3명은 모두 백인이다) 세네갈등 다양한 국적자들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사실 프랑스어를 배우려는 목적보다는 대학교 입학날짜를 놓쳐서 비자 때문에 등록한 것 같은데 의외로 출석률이 높다.)


선택수업(actualité & civilisation) 시간에 옆에 앉아서 자주 대화를 나누는 세네갈 친구가 한 명 있다. 내가 무얼 물어보든지 알아듣기 쉽게 천천히 대답해 주는 착한 친구인데 수업 중 소그룹 토론에서 내가 하는 질문들이 본인도 재미있었던지 궁금한 건 다 물어보라고 해서 내가 질문 공세를 한 날이 있었다.


img.jpg

"넌 형제가 몇 명이야?"


"4명의 자매가 있고 3명의 남동생들이 있어. 총 8명이야."


옆에 우크라이나 소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는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후훗

"음.. 엄마는 몇 명이야?"

"하하 우리 아빠는 3명의 아내가 있어. 네 명까지 아내를 가질 수가 있거든. 할아버지도 세명의 아내가 있으셨고..."


"그럼 다 같이 큰집에서 살아?"


"아니. 서로 다른 도시에 집이 두채 있어. 아빠는 양쪽집을 공평하게 왕래하셔. 명절날엔 다 같이 모이는데 형제들끼리도 다들 사이가 좋아."

"그럼 한집에는 두 명의 아내가 같이 사는 거네?!"


"응. 남편은 아내들을 공평하게 대해줘야 해. 가령 선물을 사더라도 모든 부인들에게 비슷한 선물을 줘야 하지. 예를 들면 아빠는 출장을 가시면 머리핀을 세 개씩 사 오시는 식이야. 똑같은 모양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가격으로-"


"혹시 이혼은 가능해?"


"종교적으로 가능은 하긴 해. 하지만 흔치는 않아. 게다가 여자는 남편을 그냥 떠날 수는 없어."


"종교적으로 가능하다면 법적으로도 가능하다는 거야?"


"응, 공식적으로는. 하지만 부부간에 문제가 생기면 일단 양가 부모님들이 오셔서 문제해결을 위해 상의를 먼저 해. 만일 이혼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들면 아이들은 아빠랑 남고 부인은 보통 멀리 떠나."

"그럼 이혼한 여자들은 다시 결혼할 수 있어?"

"안타깝게도 사회적으로 인식이 안 좋아서 어렵지... 그래서 이혼은 흔치 않아. 내 친구네는 부모님이 이혼하셨다가 자식들이 자라서 중재한 덕분에 다시 재결합하셨어."

"만약 와이프가 셋인데 네 번째 와이프를 들이고 싶어. 그런데 나머지 와이프들이 반대하면 어떻게 해?"

"음... 첫 번째 와이프의 의견이 중요해. 그녀가 반대하면... 알았다고 할 때까지 설득을 해야지."

"이게 뭐야... 안된다고는 안 하네."


우크라이나 소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 스무 살의 소녀에겐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계속해서 이어갔고 나중에는 선생님까지 오셔서 옆에 앉아 함께 경청하셨다. 흥미진진!

"그럼 만일 부인이 넷인데 한 명이 사망한다면 다섯 번째 와이프를 들일 수 있어?"

"가능할걸. 대신 다섯 번째 와이프라고 표현하진 않고 기존 아내를 대체하는 개념이지."

"남편이 만일 사망하면 부양하던 처자식들은 어떻게 돼?"

"많은 경우 남편의 형제가 사망한 형제의 처자식과 재혼해서 부양의 책임을 이어가."

"넌 벌써 25살인데 아직 부인이 하나도 없으니 서둘러야 하는 거 아니야?"

"하하 난 아직 결혼 생각이 없어. 일단 프랑스에서 대학원을 졸업하는 게 우선이야. 프랑스에서 결혼을 하는 것도 상관없겠고..."


"프랑스인과 결혼하면 그녀는 무슬림으로 개종해야 하는 거지?"


"아니야. 나는 그녀의 개종을 강요하진 않을 거야. 대신 우리 아이들은 무슬림이 될 거야."



폭풍질문을 쏟아냈지만 여전히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틈틈이 대화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img.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생애 가장 즐거운 피크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