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로 대동단결한 날.

국적 불문 하나가 되어 말춤 물결을 이루어냈다.

by 혜연

내 마지막 학기의 수업은 모두 끝났지만 대망의 포트럭파티가 남아있었다.


학교 측에서는 크로와상과 빵오쇼콜라 그리고 각종 음료를 준비했고, 나머지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각국의 음식들로 푸짐하게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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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비해 온 참치김밥을 테이블 가장자리에 올려놓았더니 또 다른 한국인 친구가 본인이 가져온 떡볶이를 내 김밥옆에 나란히 올려 두고는 태극기까지 꽂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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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외국인친구들을 위해 김밥을 수없이 말아본 결과 집게를 함께 준비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포크나 서툰 젓가락질로는 감히(?) 김밥을 건드릴 엄두를 못 내는 소심한 친구들이 많더라는 것이다. 반면에 집게를 옆에 두면 김밥이 순식간에 동이 난다. 한류의 영향인지 김밥과 떡볶이를 알아보는 외국인들이 너무 많았다. 저 매운 떡볶이도 김밥과 마찬가지로 금방 소진되었다.


오늘은 내가 처음 보는 신기하고 예쁜 음식들이 참 많았다. 굶고 오길 잘했군.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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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만찬을 모두 즐긴 후 옆 강당에서 가라오케 행사가 열렸다.


기계 볼륨이 너무 작아서 설마 이런 데서 누가 노래를 하겠어 싶었는데 웬걸 아주 난리가 났다.

우크라이나 학생이 첫 스타트를 끊었는데 그녀의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그녀의 동포들이 자석처럼 몰려나와서 떼창을 했다.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친구가 노래를 할 땐 아프리카 친구들이 다 쏟아져 나왔고, 스페인어 노래가 나왔을 땐 라틴계 친구들이 다 몰려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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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제대로 탔구나.


하지만 이날 가장 난리 났던 곡은 누가 뭐래도 강남스타일이었다 움하하하! 네네 제가 불렀습니다!


외국계 회사 다닐 때 가라오케 행사 때마다 어김없이 빵빵 터트린 곡이 강남스타일인데 10년이 흐른 지금에도 먹힐 줄이야.


사실 노래를 부를 생각은 조금도 없었는데 베네수엘라 소년이 오더니 수줍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너 강남스타일 불러주면 안 돼? 내가 옆에서 춤출게. 나 강남스타일 잘 춰."


야 무슨 그런 말을 그렇게 진지하게 하니. 네 춤을 보기 위해서라도 불러야겠구나.




전주가 시작될 때 내가 마이크를 잡고 가운데로 나가자 한국인 친구, 베네수엘라 친구 그리고 k팝 팬인 인도네시아 친구가 내 양옆에 나와서 나란히 서주었다.


자, 든든한 지원군들이여. 그럼 우리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


오빤 강남스타일!!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img.gif 왼쪽 검은 재킷 소년 제일 웃김. 그건 강남스타일이 아니란다. gif


하찮은 음향에도 불구하고 나는 능청스럽게 목청껏 불렀고 지원군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말춤을 췄으며 결국에는 국적, 연령, 성별을 불문하고 모든 이들과 한 덩어리가 되어 말춤 물결을 이루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 영광을 싸이 님께 돌립니다.



그래 바로 너! 예! 바로 너! 예!



강남스타일은 앞으로도 오래오래 통할 것 같다. 갓싸이 님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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