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용 Jun 23. 2023

시아버지표 초콜릿 무스

2021년 2월 17일

학교에서 프랑스어 수업을 하고 있을 때 시어머니께서 사진을 보내오셨다.

사진 속 시아버지께서는 초콜릿 무스를 만드시느라 한 팔로 무스를 열심히 젓고 계신 모습이셨다. 웬만한 요리는 시어머니께 말씀만 하셔도 다 만들어 주실텐데 가끔 이렇게 요리를 직접 즐기기도 하신다.

초콜릿 무스뿐 아니라 시아버지께서 직접 만드는 걸 즐기시는 특정 메뉴가 몇 가지 있다. 매년 행사처럼 담으시는 올리브랑 푸른 토마토 잼, 그리고 시어머니께서 토마토소스를 만드실 때는 매년 옆에서 함께 만드시는데 그것도 참 보기 좋으시다.


시어머니께서는 수업이 끝나면 시댁에 들러서 무스를 가져가라고 하셨다. 당연히 가야지요!    

  




수업이 끝나고 시댁에 갔더니 시어머니께서는 초콜릿 무스뿐만 아니라 본인께서 직접 구우신 밤 케이크도 싸주셨다.


밤 케이크는 마몽드크렘과 밤가루를 넣어서 만드셨는데 달콤한 밤맛이 진해서 밤앙금과 카스텔라의 중간쯤 되는 느낌이다. 우유나 커피와 같이 먹으면 꿀맛이다. 



집에 오자마자 나는 커피 한잔을 내려 바로 맛을 보았다.


시판 제품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깊은 풍미를 가진 시아버지표 초콜릿 무스!

그냥 먹어도 맛있는 밤케이크 위에 진한 무스를 얹어 먹어도 너무 맛있다. 


시부모님께 너무 맛있다고 메시지를 각각 보내드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런 맛있는 것들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나는 정말 운 좋은 며느리다.



그날 저녁 남편은 먹고 싶은 디저트를 죄다 꺼내놓고는 저녁식사는 안 먹겠단다. 시어머니표 빌베리 잼을 넣고 내가 만든 스무 도 레는 두 개나 꺼냈다. 


아 진짜 우리 디저트 좀 줄여야 되는데 이 사진을 보니 좀 걱정이 되긴 된다.


시식보다 만드는 걸 더 좋아하시는 시어머니 덕분에 우리 집에는 오늘도 디저트가 풍년이다. 내일은 남편한테 풀떼기 좀 많이 먹여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배추적을 들고 시댁으로 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