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어드는 글

재발 확진을 받고서.

투병이 끝나고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던 중

제가 겪었던 일들을

소소한 그림과 글로 남겨

저와 비슷한 아픔을 겪으신, 겪으실 분들께

아주 작은 위로와 정보 공유차

핑크리본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유방암을 확진받고

우왕좌왕하며

정보의 홍수와 오해 속에서

안 받아도 될 스트레스도 받고

안 겪어도 될 시행착오들이 많았기에

누군가들은 그런 일을

덜 겪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족한 솜씨로나마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고

이제 막 시작했는데...

그와 거의 동시에

제 몸에 다시 수상한 종양이 발견되었고

조직검사 결과

3일 전 재발 확진을 받았으며

현재 전이만 없기를 바라며

다시 치료 플랜을 짜기 위한

전신 검사 중에 있습니다.

이틀 정도는 저도 많이 무너졌고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냉정을 되찾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정밀검사와 이사가 겹쳐

(수도권에서 남쪽 끝으로 이사 예정이었습니다.

이삿날 이틀 전 확진을 받았네요. ㅠㅠ)

며칠은 시간도 없고

PC 세팅을 하지 못하여

중단되고 있지만

핑크리본 이야기는

제 체력과 상황이 허락하는 한

계속 그려나갈 예정입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살아있는 한 남기는

유익한 작은 무엇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누구든 어떤 상황이든

지금 삶의 문제에 직면한 많은 분들께

건투를 빕니다.

오늘 신촌 세브란스에서 펫시티 검사를 마치고

서울을 떠나며 마주친 광화문 글판.

다시 투병을 위해

모든 것을 정지해야만 하는 입장이라,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저건 날 위해 준비되었어! ㅎㅎ

(차 타고 쓱 지나가며 본 바람에 사진은 찍지 못하여 어느 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https://m.blog.naver.com/an5046/2219863188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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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의 힘

백무산

기차를 세우는 힘, 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
시간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 그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안다
무엇이 되지 않을 자유, 그 힘으로 나는 내가 된다

세상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달린다

정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달리는 이유를 안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