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괴물로 만들었다

배려와 이해의 부재

by 포양


#내 아내는 괴물이 되었다.


'네가 괴물이 된 게 아니라, 내가 너를 괴물로 만든 거였어...'


연애할 때와는 다르게 결혼하고 나서는 소리 지르고 화내는 아내의 모습을 두고 남편은 아내가 '괴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내가 괴물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남편은 그 모든 이유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내가 스스로 괴물이 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내를 괴물로 만든 것이다. 아내에 대한 남편의 무관심했던 수많은 날들이 마치 동화 속 저주처럼 아내를 괴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드라마를 본 지 오래되었지만, 저 대사는 유독 뇌리에 오랫동안 깊게 박혀있었다. 아내를 괴물로 만들었다는 저 말 한마디가 유독 아프게 느껴진다.



#저주는 무심함으로부터 시작된다


관계에서 틈이 생기는 다수의 이유는 상대의 무관심이 아닐까 싶다. 말을 좋게 해 달라는 부탁, 약속 시간에 늦지 말라는 부탁 등 사소한 부탁에 신경조차 쓰지 않는 상대를 보면서 '무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반복되는 행동에 결국 화를 내게 된다. 아무리 좋은 말로 부탁하고, 달래 보아도 바뀌지 않는 상대를 향해 분노하게 된다. 관계는 그렇게 틀어지게 된다.


한편으로 우리 부모님도 그러셨던 것 같다. 처음에는 좋은 말로 이야기했던 사이에서 나중에는 상대를 향한 분노를 쏟아내는 관계로 바뀌어 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 분노는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는다는 서운함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일찍이 어머니 말에 신경 써서 관심을 가져주셨다면, 그렇게까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 주변을 둘러보면서 느끼는 바는 우리 부모님 뿐만 아니라 많은 관계가 틀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 무심함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


무엇이 우리를 무심하게 만들었을지 궁금했다. 오랜 시간의 고민은 우리의 벅찬 우리의 삶이 우리를 타인에게 무관심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했다. 나 자신 하나도 간수하기 벅찬 날에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온전히 관심을 쏟기 어렵다. 맞다... 힘들고 지쳐서 사소한 일들에 관심을 쏟을 힘이 없었을 것이다. 오늘 하루만 그냥 넘기고 보자고...


하지만 상대방에게는 그런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의지하는 나의 배우자가 작은 부탁 하나조차 신경 써주지 않고 넘겼던 수많은 순간들이 서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쌓여, 상대가 내게 무관심했다고 기억될 세월로 변해 미움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마침 드라마 속 지성과 한지민의 사이가 틀어지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아내가 오늘은 아버지 기일이라 일찍 집에 들어와 달라는 부탁에도 남편은 일이 생겨 일찍 못 들어왔다. 아내 입장에서는 그리 큰 부탁도 아닌, 오늘만이라도 일찍 들어와 달라는 자신의 요청을 '까먹은 것'처럼 보이는 남편이 미웠을 것이다. 결국 남편의 무심함이 오랜 시간 쌓여, 아내의 마음속에서 미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 미움은 저주가 되어 아내를 괴물로 만들었다.


나는 사랑은 아주 사소한 것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믿는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귀 기울여주고,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챙겨주는 것에서 사랑이 느껴진다. 그리고 사소한 것을 신경 써주는 태도에 진심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만약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가 처음과는 다르게 많이 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우리의 무심함이 그렇게 된 것은 아닐지 한번 돌이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드라마 '아는 와이프' 중 해당 영상 링크_출처: 유튜브


https://youtu.be/eHSH8Dx_b-0?si=sNT5F9yJSExQ4zNT&t=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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