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라틴어 수업

by 포양
출처: https://image.yes24.com/goods/42813493/XL

#라틴어를 넘어, 인생을...


올봄, 듀오링고를 알게 되면서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서로 다른 언어이지만 배울수록 묘하게 비슷한 어휘들이 눈에 들어왔다. 언어의 유사성이 혹시 고대 로마어하고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지 의문점이 생겼다. 그러던 중,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강좌 숏츠를 접하게 되었고 단순한 의문점은 신선한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라틴어는 어떤 언어였을까라는 흥미를 갖고 첫 책장을 넘겼다.


책의 구성은 우선, 간단하면서 쉬운 라틴어 문장들을 소개해주고 그에 따른 각각의 어원과 의미를 설명하는 구조다. 예를 들면, Habit (습관)이라고 알려진 단어는 '수도사들이 입는 옷'이랑 관련이 있다고 한다. 수도사들이 입는 옷이 '하비투스'였고, 하비투스는 매일 반복하는 수도사들의 삶을 상징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하비투스에서 Habit(습관)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단어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내게 무의미했던 Habit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다가왔다. 영어 단어 중 하나였던 Habit이 이제는 수도사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통로가 되었다.


하지만 한동일 교수는 라틴어 어원, 그 이상의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또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하비투스가 매일 반복하는 수도원의 삶을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가 하는 일도 매일 하면서 시간을 쌓아갈 때 그 일의 의미가 쌓인다고 한다. 그러므로 성과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묵묵히 해내야 한다는 인생의 조언이, Habit '습관'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내게 전해진다.


이처럼 여러 라틴어 문장과 단어들의 의미를 통해서 나는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고대 로마인들부터 현대인들까지 '인간'이라는 존재를 관통하는 삶의 고민은 여전히 '동일하다'라고 말이다.



#작가의 위로


라틴어 수업을 읽을수록, 작가인 한동일 교수가 바티칸에서 공부했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힘겨웠는지 저절로 느껴진다. 이탈리아 언어조차 서툰 사람이, 낯선 바티칸에서 라틴어로 교회법을 공부해야 했던 현실은 그를 세상 속에서 고립시키며 동시에 내면 속의 고립을 만들어 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뎌 낸 그가 전하는 책의 메시지는 더욱 진솔하게 다가온다. 마음 한편 먹먹해지는 그의 위로는 부족한 나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응원이 된다.


"중요한 건 그 모든 과정을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도록 지속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꾸준히 자기 스스로에게 위로와 격려를 하는 겁니다." p.115


"제 마음을 한 겹 한 겹 벗겨보니 그가 제게 상처를 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제 안의 약함과 부족함을 확인했기 때문에 제가 아팠던 거예요. 다시 말해 저는 상처받은 게 아니라 제 안에 감추고 싶은 어떤 것이 타인에 의해 확인될 때마다 상처받았고 여겼던 것이죠. 그때부터 저는 상처를 달리 생각하게 됐습니다." p.286


시련은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몇 번씩은 나의 삶에 찾아온다. 그러나 그 고난을 잘 견뎌냈을 땐, 나를 단단하게 지탱하는 기둥이 되어 있다. 그렇기에 나는 우리 모두가 그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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