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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양 Aug 23. 2020

[독후감]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노동이 사라지는 세상


#4차 산업혁명, 일자리가 아닌'노동'을 대체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동화, 인공지능 등 혁신적 기술 발전이 많은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일부 카페, 식당에서는 키오스크가 알바 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고용이 줄고 있다. 더욱이 무인 편의점의 경우, 구입에서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더 이상 직원 도움이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일자리 사라짐 현상은 더 두드려져 보이며, 기술 발전이 마냥 달갑지 만은 않게 느껴진다.


  하지만 책에서는 기술 발전이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틀에 박힌 노동'을 대체한다고 꼬집는다. 기계화할 수 있는 반복적인 단순 노동 말이다. 위의 사례를 다시 보면, 키오스크 등장으로 매장 직원이 '주문을 받는 노동'이 사라진 것이지 매장 직원은 여전히 필요하다. 매장관리나 고객관리 등으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이다. 특히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메뉴를 일일이 확인하고 주문받는 것을 보면 상당히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주문 자동화로 전환해, 아껴진 노동력을 고객 서비스에 투입한다면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책에서는 기술 발전이 일자리 자체를 대체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업무의 일부를 대체한다고 말한다.



# 인간의 노동 생산성은 더 이상 비효율적이다


  기술 발전이 노동 만을 대체한다면 일자리는 왜 사라지는 것일까? 그것은 해당 일자리의 업무가 단순 노동, 그 자체가 일의 전부인 경우다. 과거 영국 산업혁명 당시, 아침마다 기숙사 창문을 두드려 노동자들을 깨우는 직업이 있었다고 한다. 모두가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기에 효율적이다. 하지만 자명종의 발명으로 이 직업은 금방 사라졌다고 한다. 이처럼 노동 자체가 직업의 정의가 되는 경우 그 일자리는 금방 사라진다. 


  또한 사람보다 기계가 일을 더 잘하는 경우 일자리는 사라진다. 제조업 분야에서 특히 그렇다. 생산과정에서 사람이 손으로 하는 것보다는 기계로 실수 없이, 일정하게, 지속적으로 만들 때 생산성이 훨씬 크다. 더구나 기계는 밥도 안 먹고 쉬지도 않기 때문에 가히 압도적이다. 그러니 사람의 노동력은 필요 없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노동 생산성이 기계보다 효율적이지 않기에 관련 일자리는 사라진다. 기계와 기술이 충분히 대체할 수 있기에 노동 중심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된다면, 앞으로 택시 산업이 어떻게 변화할지 무척 궁금하다. 무인자동차가 운행과 결제를 대체한다면 앞으로 택시 기사라는 직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이자면, 책에서는 모든 노동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형 눈을 붙이는 일처럼 사람이 기계보다 훨씬 더 저렴한 경우와 간호 및 돌봄 서비스 분야처럼 사람 서비스가 더 선호되는 경우가 해당된다.



#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직업 진입 장벽


  책에서 가장 중요 내용이다. 일자리가 사라져도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기에 일자리 자체의 파이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로 인해 더 이상 인력거꾼은 존재하지 않지만 자동차 디자인, 설계, 수리 등 더 많은 관련 직업이 생겨났다. 그렇기에 현재의 기술 발전도 기존의 직업들을 사라지게 만들지만 앞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에,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이로 인해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교육 수준 상향화 교육 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직업 진입 장벽 상승이다. 직업을 갖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 더 오랜 기간 더 많은 교육을 받는다. 그래서 현재 우리는 대학 졸업 후에도 여러 자격증을 따서 스펙을 높이고 있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시간과 돈이 충분치 않으면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건설 현장직과 식당 종업원 일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금방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높은 교육 수준과 이를 뒷받침해줄 경제력이 요구된다. 아무리 IT 분야 직업을 갖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쉽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직업 진입 장벽이 높아질수록 경제적 계층의 소득 차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 부유층들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그렇기에 기술 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일자리는 이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쾌적한 환경과 높은 임금 수준의 일자리를 바탕으로 이들은 경제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까지도 커질 것이다. 반면, 소위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은 교육에 투자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렇기에 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발전에 의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며, 결국 사회적 취약층으로 남아있을 가능성도 같이 커지는 것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계층 간 경제적 차이를 심화시키며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고민과 대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대응책은?


책에서 해결방안으로 교육 변화와 일의 재정의를 언급한다.


  우선 교육 분야에서 효율적인 교육, 개인 특성화 교육, 평생 교육을 갖춰 나가야 한다. 컴퓨터가 빠른 계산을 다해주는 세상에서 더 이상 빠른 산수 능력은 큰 의미가 없다. 즉 컴퓨터가 잘하는 영역은 컴퓨터에 맡기고 사람이 '아직까지'는 잘하는 영역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의 효율적 배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일괄적인 교육은 모든 개인의 특성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이제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전문화되고 특화된 교육을 통해서 개인의 능력을 개발 및 극대화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더 이상 교육은 어릴 때 배운 것을 바탕으로 평생을 먹고사는 수준이 아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세상에서 평생 교육을 통해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 그렇기에 교육을 특정 시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 즉 전반적인 교육 혁신이 요구돼야 한다. 더 이상 기존의 교육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응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을 해야 한다. 


  일이란 더 이상 육체적 유급 노동이 아닌 다른 의미로 고려해봐야 한다. 그때는 노동이 단순히 소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의 기여와 결속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는 '조건적 기본금'을 제공해야 한다. 다만 책에서는 특이하게 조건적이라는 의미를 다르게 정의한다. 기본금을 받기 위한 일정 자격이 아니라, 기본금을 받고 나서 일정한 사회적 기여 활동의 요구를 의미한다. 앞으로는 정말 노동이 사라지는 세상이 도래했을 때 사람들은 반강제적 여가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이 시간을 돌봄 활동, 교육 활동, 영화/소설/문학 등의 창작 활동을 통해서 사회적 구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서는 노동의 의미가 더 이상 지겨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사회 기여와 공동체 이익을 위한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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