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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양 Oct 06. 2020

여유를 가지라는 말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

야, 바빠도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돼
                      

# 여유를 가지라고요?


  이해할 수 없었다. 바빠서 허우적거리는데 여유를 가지라는 말은 모순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대로 가다간 부서질 것 같다는 생각에 '정말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동안은 모든 것을 손에서 놓았다.


    "여유를 가지라고 했으니깐 잠도 푹 자고, 넷플릭스도 보고, 하고 싶은 것도 좀 해야지"


  알람을 새벽 5시에서 7시로 맞추고, 아침 운동도 30분 줄이고, 월간 독서 계획도 잠시 보류,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도 정주행하고 놀았다. 사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기가 어려웠는데, 막상 내려놓고 나니 금방 적응한다.


  하지만 얼마만큼 여유로워야 하는지 몰랐다. 그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여유를 갖는 건 줄 알았다. 해야 할 일을 두고도 여유를 갖자는 핑계로 하루 이틀 미뤘다. 결국 제출기한을 하루 남기고 몰아서 하거나, 심지어는 제출을 못한 경우도 있었다. 어떤 건 하루 이틀 날을 새워서 할 수준이 아니기에 그냥 포기한 것도 있었다. 잘 쉬라고 했더니, 그냥 손 놓아 버렸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



# Not Stop, But Relax!


  매일 아침마다 일일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안절부절못했다. 사실 어머니께서는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남들처럼 해서는 결코 이룰 수 없다고 하셨다. 노는 시간, 친구 만나는 시간, 잠자는 시간도 줄여야 남들보다 조금 앞설 수 있다고 하셨다. 그렇기에 쉴 틈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절뚝거리는 다리를 끌고 뛰었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멀리 못 가고 주저앉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 하던 것을 전부 그만두라는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때로는 인생에 빈틈이 있어도 괜찮다는 의미가 아닐까..? 열심히 뛰다가도 힘들면 쉬기도 하고, 최선을 다했어도 실패할 수도 있고, 완벽한 계획을 세웠어도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생이 완벽해야 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고, 마음을 너그럽게 갖는 것이 여유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하루 6개를 목표를 세웠지만 4개만 이뤄도 괜찮다. 4개면 충분히 잘했다. 내일은 한 개를 더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할 수도 있고, 반대로 목표 한 개를 줄일 수도 있다.  채우지 못한 2개 때문에 하루를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고 싶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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